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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화재로 차량 -터전 잃은 사랑의 밥차에 온정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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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dmin 작성일12-10-25 00:00 조회7,17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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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밥차’ 기지가 최근 화재로 소실돼 쪽방촌 노인들을 위한 무료급식이 중단될 위기에 처하자 식당과 식품업체의 릴레이 ‘음식 기부’가 이어지고 있다. 24일 한 도시락 업체가 기증한 도시락 500개를 밥차 직원들이 차에 싣고 있다. 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8일 인천 부평역 광장에 온 ‘사랑의 밥차’ 직원들은 평소와 달리 참담한 표정이었다. 무료급식을 받기 위해 줄지어 선 쪽방촌 노인들도 말이 없었다. 식단도 전과 다르게 밥과 된장찌개, 깍두기가 전부였다. 식사를 마친 노인들은 빈 식판을 건네며 조심스럽게 눈인사를 했다. 그때 70대 중반의 할머니가 깨끗이 비운 식판을 들고 직원들에게 다가왔다. 밥차가 올 때마다 남편 손을 잡고 점심을 먹으러 오는 낯익은 얼굴이었다. 할머니는 “정말 맛있게 먹었다”며 가슴팍에서 흰 편지봉투를 꺼냈다.○ 화마에 스러진 밥차전날 새벽, 황급히 연락을 받고 나온 밥차 직원 채현식 씨는 사고 현장에 가까워질수록 가슴이 조여 왔다. 어둠이 짙었지만 연기 기둥은 선명했다. 음식 준비를 위해 불과 몇 시간 전까지 머물렀던 경기 고양시 덕양구 행주외동 밥차 기지가 불길에 휩싸여 있었다. 인근 식당에서 시작된 불이 기지까지 덮친 것이었다. 불은 솥이 녹아내릴 정도로 맹렬했고 기지 앞에 세워 놓은 밥차로까지 옮아 붙었다.

채 씨는 그 순간 밥차에 끼니를 의지하는 노인들이 떠올랐다. 어떻게든 차는 건져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가스통이 터지면 다 죽는다!” 어딘가에서 동료의 외침이 들렸다. 차 안에는 조리용으로 쓰이는 20kg 가스통이 3개나 있었다. 채 씨는 차에 올라탔다. 운전석 뒤 컨테이너가 불타는 열기로 온몸이 화끈거렸다. 차를 100m가량 옮기고 가스통을 떼어냈다.일촉즉발의 위기는 넘겼지만 매일 500여 명의 노인에게 제공할 밥을 짓는 밥차 기지는 완전히 불에 탔다. 냉장고와 조리대 창고 등 설비와 기증받은 식재료는 모두 소실됐다. 대장암 말기로 5개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50대 여성이 자신의 음식점을 정리하며 기증한 물품도 재가 됐다. 인근 초등학생들이 한 줌씩 봉지에 담아 기부한 쌀과 고추 농사를 짓는 농부가 3년째 보내온 고춧가루도 시커멓게 타 버렸다. “밥차뿐 아니라 그동안 도와주신 분들의 사랑과 정성이 불에 타버렸다….” 채 씨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화재로 직원들이 망연자실하는 사이 도둑까지 들었다. 이 도둑은 기지 내부에 있던 식판 숟가락 등 쇠붙이를 모두 훔쳐갔다. 불에 타 운행이 불가능한 밥차를 포함해 피해액이 3억 원에 달했다. 올해 3월 밥차 용지가 경매에 넘어가 쫓겨날 위기에 처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매일 밥차를 기다리는 500여 명의 쪽방촌 노인은 이제 꼼짝없이 굶을 위기에 놓였다.○ ‘낮은 자’들의 작은 기부화재 이튿날 밥차 직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은 각자 집에 있는 냄비와 밥솥, 그릇을 총동원해 500인분 식사를 겨우 만들어냈다. 알음알음 승합차를 빌려 식사를 운반해온 터였다. 식사를 마친 뒤 흰 봉투를 들고 온 할머니는 바싹 타버린 직원들의 마음을 울렸다.“많이 힘드시죠. 반찬값에 보태세요.” 봉투 안에는 30만 원이 들어 있었다. 수없이 폈다 접은 흔적이 있는 1만 원권 28장과 1000원권 20장이었다. 그는 “후두암을 앓고 있어 목소리가 잘 안 나오는 것을 양해해 달라”고 했다.“없는 형편에 병원 다니느라 여러모로 힘들었는데 손수 차려주는 점심 한 끼가 큰 위로가 됐어요. 몇 푼씩 짬짬이 모은 돈이라 얼마 안 돼서 죄송해요.” 할머니는 쪽방에서 남편의 병간호를 받으며 투병생활을 하는 기초생활수급자였다.그날 밥차 사무실에는 독일에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42년 전 간호사로 파독된 70대 한국인 여성이었다. 그는 “쪽방촌 노인들을 돕는 일이 힘들어졌다는 기사를 봤는데 한국의 부모님 생각이 났다”며 200유로(약 28만 원)를 송금했다. 이들의 작은 기부는 잿더미에 희망의 씨앗을 뿌렸다. 이튿날 인천의 한 추어탕집 주인이 밥차 측에 연락을 해왔다. “추어탕도 기부할 수 있나요?” 그는 추어탕 500인분을 대형 솥에 담아 보내왔다. “장사하면서 힘든 일을 자주 겪다 보니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보면 남 일 같지가 않아요. 비록 작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도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이 추어탕집 사장은 기자에게 가게 이름을 알리지 말아 달라고 신신당부했다.‘추어탕 기부’ 이후 서울 영등포구의 한 삼계탕집이 삼계탕 500인분을, 중국음식점에선 짜장면 500그릇을 보내왔다. 식당 주인들의 기부 행렬에 식품업체도 동참했다. 신선설농탕은 설렁탕 500인분을, 한솥도시락과 본도시락은 도시락 750개를 제공했다. 현대그린푸드는 사골국 농축액과 냉동 고등어 등 식재료를 기부했다.서울 가양동의 한 교회는 아예 주방을 내줬다. 기존의 절반 규모라 밥을 두세 번에 나눠서 해야 하지만 조리공간이 없어 막막했던 밥차로선 급식을 이어갈 터전이 생긴 셈이다. 서울 강남구는 식재료를 보관할 창고를 제공했다. 모든 게 잿더미로 변했지만 밥차의 이웃 사랑은 더 넓게 번져가고 있는 것이다.없는 형편에 30만 원을 기부한 ‘암 투병’ 노부부는 24일에도 인천 주안역의 밥차를 찾았다. 기자가 인터뷰를 요청하자 부부는 “여기서 식사하는 다른 분들에게 괜한 불편을 줄 것 같다”며 끝내 거절했다.:: 사랑의 밥차 ::홀몸노인이나 장애인, 결식아동 등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무료급식 사업. 사랑의 쌀 나눔 운동본부가 2009년 시작해 인천 부평역과 주안역, 서울역 광장에서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아 매일(주말 제외) 500여 명에게 점심식사를 제공하고 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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