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은 서투른 데서 진보하고 도는 서투른 데서 이루어지나니, ‘졸(拙)’이라는 한 글자에 무한한 뜻이 숨어 있다. ‘복사꽃 핀 마을에서 개가 짖고, 뽕나무밭에서 닭이 운다’라는 글이 얼마나 순박한가? 하지만 ‘찬 연못에 달이 비치고, 고목에서 까마귀가 운다.’라는 글에 이르면 기교는 있지만 그 가운데 불현 듯 삭막하고 쓸쓸하고 어두운 기분을 느끼게 된다.
어떤 나라의 왕이 귀가 너무 얇아 누가 무슨 말을 하면 금방 생각을 그쪽으로 바꿔 제대로 하던 일을 마무리 짓는 일이 없었다. 이를 보다 못한 한 신하가 왕에게 간했다. “왕이시여, 계획을 세워서 하는 일은 마치 장기를 두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만약 장기를 두면서 그 속에 몰입하지 못하고 머리에 다른 생각이 가득 차 있으면, 제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다 해도 결코 이길 수 없는 것입니다. 한 가지 일을 이루시려면 한눈을 팔지 말고 그 일에 몰입하여 그 일이 끝날 때까지 계속 추진하셔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