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년대 독일의 철혈재상 비스마르크는 남에게 의뢰하는 것도 남에게서 의뢰 받는 것도 철저하게 배격했던 사람이었습니다. 젊은 시절 그는 어느 친구와 사냥을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친구가 발을 헛디뎌 수렁에 빠져서는‘살려 달라’고 아우성을 쳤습니다. 친구의 몸이 서서히 수렁 속으로 가라앉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을 본 비스마르크는 얼른 달려가서 그의 머리에다가 총구를 겨누며 말했습니다. “자네를 구하기 위해 그곳에 들어갔다가는 나까지 빠져 죽을 수 있네. 그렇다고 해서 그냥 죽기 전에 괜한 고생만 하게 될 것이네. 이는 친구로서의 도리가 아닐 터이니 내가 자네의 고생을 덜어 주겠네. 저승에 가서도 우리의 우정을 잊지 말게나.” 그러고 나서 비스마르크는 방아쇠를 당기려고 했습니다. 그것을 본 친구는 너무도 당황스럽고 괘씸한 나머지 그곳을 빠져 나오기 위해 사력을 다해 안간힘을 썼습니다. 그 결과 그 친구는 가까스로 수렁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습니다. 눈에 독기를 품으며 거세게 항의하는 친구에게 비스마르크가 말했습니다. “내 총은 자네의 머리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자네의 마음을 겨냥한 것이었네.”
다가오는 고통이나 비애를 막을 길은 없지만 그것을 헤쳐 나갈 힘은 우리에게 주어져 있습니다. 아무리 지독한 슬픔이나 고통도 평생을 두고 지속되지는 않습니다. 그것들이 우리를 업어 가든지 아니면 우리가 그것들에 의해 단련되게 마련입니다. 힘을 주면 근육에서 힘이 솟아나듯이 우리의 정신에도 힘을 주어야 합니다. 옛 성인들은 그럼 힘을 얻어내기 위해 일부러 고행의 길을 택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