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사꾼이 있었는데 그는 굉장한 구두쇠였다. 어느 날, 그가 시장 거리를 지나가다가 구수하고 달콤한 냄새를 맡았다. 시장 한 구석에 노파가 쭈그리고 앉아 빵 두 개를 놓고 팔고 있었다. 아무리 먹고 싶어도 선뜻 돈을 내고 사먹는 법이 없는 터였다. 장사꾼은 노파에게 다가가 물었다. “이거 팔 거요?” “예, 물론이지요.” 장사꾼은 가격을 깎고 깎아서 싼값에 사먹었다. 다음 날에도 노파는 빵 두 개를 팔고 있었다. “어제 샀던 그 값으로 또 사겠소.” 이렇게 해서 장사꾼은 그 이후로 한 달 동안을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매일 그것을 사먹었다. 어느 날, 여느 때와 같은 시각에 시장에 갔으나 노파가 보이지 않았다. 맛있고 값싼 빵을 먹을 수 없게 되어 몹시 애석하였다. 그런데 며칠 후 다른 거리에서 그 노파의 모습을 발견했다. “안녕하시오? 그런데 할머니 요즘에는 왜 시장엘 나오지 않습니까? 빵을 구워서 재미를 못 보셨습니까? 그렇게 맛있는 것이라면 좀 더 구워서 팔아도 될 것 같은데…” “이제는 팔 수 없습니다.” 노파는 장사꾼이 자꾸 캐묻는 바람에 하는 수 없이 입을 열었다. “사실은, 제 아들이 등에 종기가 나서 고생을 하기에 밀가루 반죽을 해서 그것을 종기에 붙였지요. 그런데 매일 아침마다 밀가루 반죽을 갈아 붙여 주다 보니 상처에서 떼어낸 헌 반죽이 아까워서 버터를 더 넣고 반죽을 해서 빵을 두 개씩 만들어 시장에 내다 판 것입니다. 그런데 며칠 전에 제 아들의 상처가 다 나아서 더 이상 밀가루 반죽을 하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