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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희극배우에 불과할 뿐이다 (12/17 ~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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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구의 행복비타민 3533회차

2014.12.17(수)

나는 희극배우에 불과할 뿐이다

밀라노의 골목을 한 술주정꾼이 지나간다. 다 낡은 망토를 걸치고 말라빠진 몸집의 볼품없는 노인이지만, 퍽이나 기분이 좋아 보인다. 무어라고 콧노래까지 부르고 있다. 지나치는 사람에게 가끔 욕지꺼리를 하는 것 같지만,그 누구도 기분이 상한 나머지 싸움을 거는 사람도 없는 것 같다.
“영감, 발 조심이나 해요.”하며, 그 애교 있는 팔자걸음을 보고 정이 어린 말을 건네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때마침 그곳을 지나가던 아우구스티누스 일행에게도 영감은 명랑한 말투로 말을 걸었다.
“그래그래, 정말 좋아. 그렇게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내일은 내일 오늘은 오늘이 있지 않소. 즐겁고 밝게 그리고 마시고 노래 부르면서 말이야....아니 아니야, 미안 미안.”아무런 뜻도 없이 입에서 나오는 대로 지껄여댈 뿐이었다. 그러나 아우구스티누스에게는 가슴을 찌르는 그 무엇이 담겨 있었다. 위태로운 걸음걸이로 지나쳐 가는 노인의 뒷모습을 쳐다보며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동정어린 생각에서가 아니라, 그 나름대로의 그의 처지와 기분을 부럽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우구스티누스의 마음은 오늘 궁정에서 행해야 할 연설 때문에 몹시 우울했다. 어린 시절부터 연설에 대해서는 확실히 몸에 익어 있었다. 더구나 현재의 그는 수사학의 신진 학자였다. 아름다운 표현법과 신기한 결론에 도달하는 그의 언변은 듣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그러나 그것이 어쨌단 말인가. 다만, 칭찬을 받기 위해서 마음에도 없는 것을 미사여구로 분칠을 할뿐 아닌가. 그러니 추켜세워져서 으쓱대는 자신의 모습이란 참으로 희극배우의 한 장면에 지나지 않지 않는가.
그의 이러한 고뇌는 단순히 현대의 월급쟁이뿐만 아니라, 오늘날 속된 세상에서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공통점이라 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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