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어려운 지경에 있을 때에 무언가 생산적인 일이 생겨나는 법이다. 주나라의 문왕 이야기는 이런 면에서 단연 본받을 만하다. 은나라 마지막 왕인 주임금은 서쪽 땅의 제후인 문왕이 정치를 잘한다고 소문이 나니 그 세력이 커질 것이 두려웠다. 그리하여 문왕을 잡아다가 유리옥이라는 감옥에 가두었다. 주임금은“그가 진실로 모든 것을 다 아는지 시험을 해보자” 그리고는 문왕의 맏아들 백읍고를 죽여 죽은 백읍고의 살을 떼어다 떡을 만들었다(일설에는 국이라고도 함). 그리고 이 떡을 문왕에게 먹게 하였다. 문왕은 감옥 안에서 꿈자리가 괴이하여 점을 쳐보고는 이 사실을 알았다. 그러나 자신이 현명하다는 것이 알려지면 자기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만약 자기가 죽는다면 도탄에 빠진 백성들은 누가 구하겠는가.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자기 아들의 살을 모른 채 하고 받아먹었다. 그러자 주임금은 문왕의 어리석음을 인정하였고, 그 후 문왕은 유리옥에서 끝내 주역을 완성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