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 때 덕산이라고 하는 <금강경> 박사가 있었다. 어느 날 그가 불교의 진리를 알리려 예주에 갔다. 예주에 도착해 보니 마침 점심때가 되었다. 그는 길가의 떡집으로 들어갔다. “점심 좀 주세요.” “어서 오시오. 짐이나 내려놓구려.” 노파는 친절하게 말하며 짐을 벗겨 주었다. 짐은 굉장히 무거웠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속에는 덕산이 피땀 흘려 연구한 <금강경> 주석이 들어 있었다. 그는 자신의 거대한 연구논문을 의기양양하게 짊어지고 온 것이다. 떡집 노파가 깜짝 놀라 이 무거운 짐이 다 무엇이냐고 물었다. 덕산이 금강경 연구논문이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노파가 말했다. “당신은 정말 훌륭한 학자로구려.” 덕산은 그 말을 듣고 흐뭇하였다. "그럼 하나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하니 덕산스님은 자신만만하게 "그러시오. 무엇이든 물어보시오" 하였다. 노파가 다시 묻기를 "그래요? 그럼 금강경에 이르기를 ''과거심도 불가득이요, 현재심도 불가득이요, 미래심도 불가득이라''하셨는데, 스님께서 點心을 하신다면 어느 마음에 點을 치시고 점심을 하려하오? 만일 당신이 바르게 답을 하면 점심을 대접하려니와 그렇지 않으면 점심을 드릴 수 없소" 하는 것이 아닌가? 여기에서 답을 하지 못한 덕산스님은 한방 얻어맞고는 점심도 못 먹고 나올수 밖에 없었다. 필경 지식이란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