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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원어치 잔머리 (11/19 ~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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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구의 행복비타민 3870회차

2015.11.19(목)

천원어치 잔머리

한 여인이 미아리 점성가로 점을 보러 갔다. 어찌나 점집(철학관)이 많던지 어느 집에 가서 점을 보아야 할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여인은 여러 군데를 기웃거리다가 그럴듯한 간판이 붙어 있는 한 점집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그 점집에서 점을 봐주는 사람은 시각 장애자였다. 여인은 어딘가 모르게 언짢은 기분이 들어서 나올까 하다가, 앞을 보지 못하니까 복채를 속여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언뜻 들어 자리에 앉았다.
여인이 자리에 앉자 점쟁이는 점을 보기에 앞서 복채로 10,000원을 요구했다. 여인은 점쟁이의 눈치를 살피다가 10,000원짜리 대신 1,000짜리를 슬쩍 내밀었다. 돈을 받은 점쟁이는 돈을 만져보더니 얼굴을 한번 찡그리고는 별다른 반응 없이 점을 봐 주기 시작했다. 점쟁이의 눈치를 살피던 여인은 돈을 더 내라는 요구가 없자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여인은 시각 장애자를 위해서 지폐 귀퉁이에 점을 찍어 두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점쟁이가 그 돈을 10,000원짜리로 알고 점을 봐 준다고 내심 즐거워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점쟁이는 궁금증만 잔뜩 부풀려 놓고는 점을 다 봤으니 여인더러 나가라고 했다. 여인은 기가 막혔다. 자신이 생각하기에는 이제 조금 시작하다 만 것 같은데 나가라니 어이가 없었다. 여인은 따져 물었다.
“아니, 그런 점이 어디 있어요.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어야지 시작만 하고 끝이 없으면 어떻게 해요.”그러자 점쟁이는 목소리를 점잖게 내리깔며 말했다.
“그 정도 봐 줬으면 1,000원 어치 점은 넘어. 자네는 1,000원 짜리로 10,000원짜리 물건을 사고 다니나?”여인은 점쟁이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자신이 지은 죄를 알고 황급히 10,000원짜리 지폐를 내밀었다.

얼마나 현명한 대응인가? 1,000원짜리 지폐를 내던지며 당장 나가라고 한 것보다 훨씬 더 통쾌하지 않은가? 이처럼 잔머리를 쓰는 사람에게는 은근히 속아 주는 척하면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방법으로 뒤통수를 쳐야 한다. 감기 걸렸다고 꾀를 부리며 학교에 가지 않으려 하는 아이에게 “이놈 꾀부리지 말고 빨리 학교에 가라”고 윽박지르기보다는, 감기약을 먹이고 주사를 맞히고 두툼한 겨울 이불을 덮어 주어 은근히 고통을 가해야 자신의 잘못을 크게 개달아 다시는 꾀를 부리지 않는다.
잔머리를 쓰는 자에게 직접적인 꾸짖음은 아무런 효과가 없다. 그러한 꾸짖음은 잔머리 쓰는 자가 이미 예상하고 있었던 것이기 때문에 당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잔머리 쓴 것에 대해서 죄책감도 느끼지 못한다. 잔머리를 쓰는 자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골탕을 먹여야 한다. 잔머리보다 더 기발한 아이디어로써 그 것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일깨워 주어야 스스로 백기를 들고 다음부터는 잔머리를 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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