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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사는 요리 박사 (12/04 ~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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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구의 행복비타민 3885회차

2015.12.04(금)

옆집 사는 요리 박사

갓 결혼한 새댁이 있었다. 새댁은 다른 것들은 야무지게 잘하는데 유독 음식 솜씨만은 형편없어 남편에게 늘 싫은 소리를 듣고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새댁에게 기쁜 소식이 들려왔는데, 새댁의 바로 옆집으로 저명한 요리 연구가가 이사 온다는 소식이었다. 그 요리 연구가는 대학에 강의도 나가고 TV에 자기 이름을 내건 고정 프로그램이 있을 정도로 매우 유명한 사람이었다.
새댁은 쾌재를 불렀다. 저명한 요리 연구가가 옆집으로 이사 오니 그녀에게 요리를 배운다면 자신도 그 못지않은 요리의 대가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요리 연구가가 이사 오는 날, 새댁은 아침 일찍부터 그녀와 인연을 맺을 목적으로 열심히 이사를 거들었다. 하지만 그날 끝내 요리 연구가의 얼굴은 볼 수 없었다.
그 후 새댁은 며칠 동안 요리 연구가의 집 앞에서 서성여보았지만 역시 그녀의 얼굴을 쉽게 볼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처럼 요리 연구가의 집 앞을 서성이던 새댁은 창을 통해 요리 연구가가 주방에서 요리하는 모습을 보았다.
순간 새댁에게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요리 연구가를 직접 만나서 요리를 배우는 것도 좋지만 그 분이 요리하는 것을 눈여겨보았다가 그대로 따라하면 될 거야.’
새댁은 다음날 필기도구를 챙겨 요리 연구가의 집 앞에서 진을 치고 앉아 그녀가 요리하기만을 기다렸다. 다행히 그 소원은 쉽게 이루어졌다.
새댁은 요리 연구가가 요리하는 모습을 소상히 적어 집으로 돌아와서는 그녀가 한 그대로 요리를 만들기 시작하였다.
그날 저녁, 새댁은 자신이 만든 요리를 자랑스럽게 남편 앞에 내놓았다.
새댁의 요리를 본 남편은 이상하게 생긴 요리 모양새에 인상을 찌푸리며 투덜거렸다.
“이것을 나보고 먹으란 말이야? 이런 건 개도 안 먹겠는데…….”
남편의 말에 새댁은 발끈 화가 났지만 꾹 참고 남편에게 음식을 권했다.
“일단 한번 먹어봐. 먹어보면 뭐가 다른지 알 거야.”
아내의 성화에 남편은 잔뜩 인상을 찌푸리고 숟가락을 들어 요리를 조금 맛보았다.
“이게 무슨 맛이야! 밍밍한 게 도저히 먹을 수가 없잖아!”
남편의 말에 새댁은 벌컥 화를 내며 남편에게 핀잔을 주었다.
“이 화상아! 좋은 맛 나쁜 맛도 구별 못하니 그 모양 그 꼴이지! 그 요리는 옆집 요리 연구가가 가르쳐준 요리라고!”
아내의 말에 남편이 요리를 다시 쳐다보았다. 좀 전에는 개밥같이 보이던 요리가 지금은 컬트적인 분위기에 뭔가 다른 프로그레시브한 예술작품처럼 보였다.
남편은 숟가락을 들어 앞에 놓인 요리를 한 술 푹 떠서 입에 넣었다. 어쩐지 좀 전에 느끼지 못했던 묘한 맛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역시 대가는 다르군. 생선 꽁지랑, 시래기랑, 고기 덩이도 안 붙어 있는 뼈다귀 같은 천한 재료로도 이렇게 깊은 맛을 낼 수 있다니!”
남편은 아내에게 앞으로도 좋은 요리를 많이 배우라는 당부와 칭찬을 아끼지 않고, 아내가 만든 요리를 남김없이 먹어치웠다.
다음날 아침, 남편에게 듬뿍 사랑을 받은 아내가 장을 보러 나가다 우연히 집 앞에서 요리 연구가를 만났다.
새댁은 반가운 마음에 얼른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고 감사함을 전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선생님 덕분에 제가 남편한테 칭찬을 들었어요.”
난데없는 감사 인사에 요리 연구가는 멀뚱멀뚱 새댁만 쳐다보았다. 새댁이 계속해서 말했다.
“어제 선생님께서 요리하시는 모습을 보고 제가 그것을 그대로 만들어 보았거든요. 그런데 남편이 아주 잘 먹더라고요.”
그 말에 요리 연구가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머, 남편이라는 댁네 개도 사료를 안 먹던가요? 우리 집 개도 사료를 도통 먹으려 들지 않아 손수 개밥을 끓여줘야 한다니까요, 정말 귀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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