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시무룩한 표정으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백수로 살아가는 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 제일 먼저 신문을 들고 부음 기사가 실린 부분부터 읽었다. 그럴 때면 그의 아내가 이렇게 그를 놀렸다. “당신 이름을 찾고 있어요?”아내의 짓궂은 질문에 그는 이렇게 응수했다. “내 이름이 실려 있어도 상관없소.”
하루는 그런 남편을 곯려줄 요량으로 그의 아내가 신문사의 전화를 걸어 부음 기사에 남편의 이름을 싣게 했다. 다음날 그 기사를 본 남편은 큰 충격을 받은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잠시 후 남편은 자신의 이름이 난 부음 기사를 오려서 세면장 거울에다 붙였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후, 그의 모습은 예전의 그 부스스하던 모습이 아니었다. 매일 집에서만 지내던 백수 생활을 때려치우고 회사에 취직을 했고 언제나 활기차고 밝게 생활했다. 그리고 아침마다 부음 기사를 살피던 버릇도 어느 순간부터 없어졌다. 달라진 남편의 모습을 본 아내는 어느 날 출근하려는 남편에게 “당신은 하늘나라에서 다시 돌아왔군요.” 이렇게 귀엣말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