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을 일찍 잃고 아들 하나만을 의지하며 살아온 한 가난한 여인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아들마저도 몹쓸 병에 걸려 죽어버리자 그 연인은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슬픔에 빠져 삶의 의욕을 잃어버렸다. 여인은 박복하기만 한 자신의 삶을 한탄하다가 죽은 사람도 살려낸다는 어떤 성자의 얘기를 듣고 성자를 찾아가 아들을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여인의 간절한 애원에 성자는 이렇게 말했다. “좋소. 당신의 아들을 살려주겠소. 그러나 아직까지 단 한 사람도 죽은 사람이 없는 집 마당에서 흙 한줌을 가져다주시오.” 그 말을 들은 여인은 아들을 살릴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온 마을을 돌아다니며 단 한 사람도 죽은 사람이 없는 집을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느 집도 사람이 죽지 않은 집이 없었다. 저녁 무렵 여인은 지친 몸을 이끌고 다시 성자를 찾아왔다. 여인은 슬픔에 가득 찬 목소리로 성자에게 말했다. “온 마을을 다 돌아다녀도 사람이 죽지 않은 집은 단 한 집도 없었습니다. 다른 방법은 없겠습니까?” 여인의 말에 성자가 대답했다. “불쌍한 여인이여.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세상에서 영원히 죽지 않고 사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사람은 태어나면 언젠가는 죽게 마련입니다. 그리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또한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지요. 그러니 이제 그만 슬픔을 극복하고 자신의 남은 삶에 충실하십시오.” 성자의 말을 들은 여인은 무언가 깨닫는 바가 있는 듯 눈물을 닦으며 조용히 일어나 집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