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까마귀 한 마리가 나무 위에 앉아서 양떼들이 풀을 뜯는 것을 보고 있었는데, 커다란 독수리가 날아오더니 양치기가 한눈을 파는 사이 잽싸게 양 한 마리를 낚아채서 날아가는 것이었다. 그 모습을 지켜본 갈까마귀는 자신도 독수리처럼 멋지게 양을 사냥하기로 결심을 하고 찬찬히 양떼를 둘러보았다. 갈까마귀는 양떼 중에서 가장 살찐 양을 표적으로 삼곤 잽싸게 날아 내려가 뾰족한 발톱으로 양의 등을 힘껏 움켜잡았다. 그러나 양의 무게 때문에 날아오를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양털에 발톱이 엉겨 발을 뺄 수조차 없었다. 양치기는 날개를 퍼덕이며 버둥거리고 있는 갈까마귀를 잡아 자루 속에 넣으며 한심하다는 듯이 말했다. “욕심에 눈이 멀어도 유분수지. 먼저 네 덩치를 생각했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