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쇠 부자가 살고 있는 마을에 흉년이 들었는데 구두쇠는 이웃들을 위해 쌀 한 톨 내놓지 않았다. 그 소문을 들은 현자는 구두쇠를 찾아갔다. 현자가 구두쇠 집 대문에 이르러 하루 밤 머물기를 청하자 구두쇠가 나와서 현자가 집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대문을 걸어 잠그려 했다. 그 때 현자는 구두쇠에게 주먹 쥔 손을 내밀며 말했다. “만약 이 손을 펼 수 없다면 어찌 되겠소?” “그야, 당연히 손 병신이지.” 현자는 그제야 주먹 쥔 손을 펴며 말했다. “그렇게 움켜쥐고 평생을 손 병신으로 사시겠습니까? 주먹 쥔 손을 펴서 수많은 선행을 쌓으시겠습니까?” 현자는 그 말 한마디를 남기고 고요히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