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태종은 어진 학자들을 많이 등용하고 신하들의 간언을 잘 듣기로 유명한데 거기에는 그럴 만한 사연이 있었다. 하루는 신하들과 조회를 마치고 나온 태종이 분노를 참지 못하면서 황후에게 말했다. “언젠가는 내 손으로 그놈의 목을 치고 말겠다!” 태종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란 황후는 태종에게 도대체 그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다. “바로 위징이라는 놈이오. 그 놈이 조회 때마다 신하들 앞에서 대놓고 나를 욕하니, 이제 더는 견딜 수가 없소!”
태종의 말을 들은 황후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더니 정장인 조복으로 갈아입고 마당에서 태종을 향해 평상시와는 달리 큰절을 올렸다. 놀란 태종이 그 연유를 묻자 황후가 이렇게 말했다. “하례 드리옵니다. 폐하! 예부터 임금이 어질면 신하가 곧다고 했사옵니다. 위징이 그처럼 곧은 말을 할 수 있는 까닭은 바로 폐하께서 어질기 때문이옵니다.” 황후의 말을 들은 태종은 느끼는 바가 있어, 그 후에는 비위에 거슬리는 말을 하는 신하가 있어도 너그럽게 받아 들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