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뇌경색으로 쓰러져 일어나지 못하게 된 후, 한동안 통절한 심정으로가 기도원을 찾았다. 그런데 기도원에서 얻은 선 평안이 아니라 혼란이었다. 기도원에서 선포되는 메시지 때문이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죽으심으로 우리 죄 짐과 고통까지 다 가져가셨다.” 아니, 예수님이 고통마저 십자가에 다 못 박으셨다는데, 그럼 내가 겪는 이 고통은 대체 뭐란 말인가.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무겁게 입을 닫고 침묵으로 반응했다. 그 메시지가 거짓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십자가의 예수님이 우리 죄 짐을 다 지시고 가져가신 것은 맞지만, 고통을 모두 거둬 가시지는 않았다. 심지어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고난이 잇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너희가 이 세상 에서는 고난을 당할 것이다...”(요 16:33). 예수님은 우리에게 그 나라를 바라보며 환난을 견디고 인내하라고 말씀하셨지, 고통이 없다고 하신 적이 없다.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그분의 몸 된 교회를 위해’ 자신의 육체에 채운다고 했다(골 1:24). 교회를 위한 고난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거짓 메시지로부터 벗어나자 삶 속에 임하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보이기 시작했다. 하나님의 은혜는 질병이 주는 짐에서 벗어날 힘을 주었다. 거짓은 우리를 속박하지만, 진리는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
[아빠, 우린 왜 이렇게 행복하지?] / 김병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