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송 때 어느 시골에 만석꾼으로 소문난 부자가 있었다. 늘그막에 적적하고 무료하여 첩을 하나 얻으려 하였다. 어느 곳에 당도하니 예쁜 아이가 보였다. 부자가 그 여자 아이에게 물었다. “자네는 어디서 무엇을 하며 사느냐?” “예, 저는 채태사 댁 주방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부자는 뛸 듯이 기뻤다. 채태사는 장안에서 둘째라면 서운한 벼슬아치이다. 그 집 주방에서 일을 했다고 하니 요리도 꽤나 잘할 것이라고 믿었다. 호박이 저절로 들어온 셈이다. 부자는 당장에 그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왔다. 그리고는 만두가 먹고 싶다고 하였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나리, 저는 만두를 만들 줄 몰라요.” “아니 채태사 댁에서 주방 일을 했다면서?” “네, 그러나 저는 주방에서 파 써는 일만 했기 때문에 만두는 만들줄 모릅니다. 파를 써는 일이라면 제가 기가 막히게 잘합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