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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 달걀 (06/04 ~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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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구의 행복비타민 3702회차

2015.06.04(목)

부활절 달걀

제레미는 태어날 때부터 다른 아이들과는 남달랐다. 등은 구부정하게 휘어있었고 운동 신경마저 둔했다. 설상가상으로 불치병까지 얻은 제레미는 병마와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느라 정상적인 생활을 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의 부모는 제레미를 정상인과 똑같이 키우겠다는 의지를 한 번도 꺾은 적이 없었다. 그래서 제레미는 정상적인 아이들과 함께 성 테레사 학교에서 수업을 받게 되었다. 열두 살의 제레미는 또래 아이들보다 수준을 낮춰 초등학교 2학년으로 진학했지만 그래도 역부족이었다. 의자에 가만히 앉아있는 일조차 힘들었고 반쯤 벌어져 있는 입에서는 계속해서 침이 흘러내렸다. 때로는 제법 또렷하게 말을 할 때도 있었으나 그것은 마치 어두컴컴한 동굴을 순간적으로 비춰주는 손전등의 불빛처럼 매우 드문 일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제레미의 부모는 학교를 방문해달라는 선생님의 전화를 받았다. 안절부절못하는 제레미의 부모에게 선생님은 어렵게 얘기를 꺼냈다.
“아무래도 제레미는 특수학교에 가서 수업을 받는 것이 좋겠어요. 자신보다 다섯 살 정도나 어린 정상적인 아이들과 함께 수업을 받게 하는 것은 제레미에게도 불공평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난 제레미의 부모는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선생님, 아시다시피 이 근처에는 마땅한 특수학교가 없어요. 그런데 이 학교마저 제레미를 받아주지 않는다면, 그 앤 크게 충격 받을 거예요. 제레미는 이 학교를 정말 좋아하고 있어요.”

선생님은 제레미의 부모를 돌려보낸 후 창밖에 흩날리는 눈발을 바라보며 한동안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들의 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계속해서 제레미를 이곳에 남게 하는 것은 다른 학생들에게도 피해를 주는 일이었다. 산만해지는 학습 분위기도 문제지만, 근본적으로 제레미는 수업을 따라가지 못했다. 더할 나위 없이 무거워진 마음으로 선생님은 기도했다.
“하느님! 제게 힘을 주세요. 제레미를 더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그날 이후 선생님은 제레미를 좀 더 이해하도록 노력했다. 엉망이 된 수업 분위기에도 가능한 한 너그럽고 관대해지도록 스스로 채찍질했다.
한번은 제레미가 불편한 다리로 교단 앞까지 나와서 “선생님……. 사랑해요…….”라고 큰 소리로 말한 것 때문에 수업하다 말고 반 전체 아이들이 웃어버린 일도 있었다.

봄이 오고 부활절이 다가왔다. 아이들은 모이기만 하면 부활절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선생님은 물감으로 예쁘게 색칠한 커다란 달걀을 가지고 와서 학생들에게 하나씩 나눠주며 말했다.
“내일 학교에 올 때는 달걀 안에 새 생명을 상징하는 물건을 하나씩 그려 와야 한다.” 다음 날 아침 아이들은 각자 달걀을 가지고 와서 교단 앞의 커다란 바구니 안에 넣었다. 수업 시간이 끝나고 선생님은 아이들이 가져온 부활절 달걀을 하나씩 꺼내보며 말했다. 한 여학생이 가져온 달걀에는 아름다운 꽃이 들어 있었다.
“와! 참 아름다운 꽃이구나. 꽃이야 말로 새로운 생명의 상징이지.”
다른 아이가 가져온 달걀에는 모형 나비가 들어 있었다.
“아름다운 나비는 애벌레가 자라서 변한 것이에요. 나비 역시 새로운 생명의 상징이지요.”
아이들이 가져온 달걀을 하나씩 꺼내보던 선생님은 제레미가 가져온 달걀을 보더니 바구니 안에 살그머니 내려놓았다. 그러자 제레미는 왜 자기 달걀에는 아무 설명을 안 해주느냐고, 더듬 더듬 그러나 평소보다 더 힘 있게 또박또박 말했다. 그러자 선생님은 하는 수없이 이렇게 대답했다.
“제레미, 네 달걀에는 아무것도 없잖니.”
그 말에 제레미는 선생님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
“하지만…… 예수님의…… 무덤 역시 텅…… 비어 있잖아요.”
제레미의 엉뚱한 말에 모두들 어리둥절해졌다. 선생님은 다시 물었다.
“제레미, 너는 예수님의 무덤이 왜 비어있다고 생각하니?”
“당연하지요. 예수님이…….죽은 후에…….하느님이…….그를 부활시켰잖아요.”


모든 사람에게는 자신만의 독특한 사유 방식이 있습니다. 철부지 어린 아이에게도 자기 만의 논리가 존재하므로 결코 그들을 무시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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