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내는 누구일까요?

프란시스 레이첼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왕실의 영어 교육을 담당하던 외국인 가정교사였다. 그녀의 주된 업무는 왕실의 공주 일곱 명에게 영어로 된 동화책을 읽어주는 일이 고작이었지만, 그녀의 보수는 영국 수상이 받는 수입의 네 배에 가까웠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프란시스는 해임 통보를 받고 해고되었다. 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자 기자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해임 이유가 무엇인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했지만, 정작 그녀는 입을 굳게 다문 채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 사건을 둘러싼 대중의 호기심은 더욱 커져만 갔다.
프랑스의 한 일간지는 프란시스와 사우디아라비아 왕자 사이에 떠돌았던 염문설이 그 이유라고 했으며, 독일 언론은 프란시스가 원래 미국 정보부 CIA의 비밀 요원이었는데 그녀가 왕실의 정보를 빼돌리다가 발각되어 추방당한 것이 아닐까 하고 추측했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은 프란시스의 해고는 정당하며 단지 계약 기간이 만료되었을 뿐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2001년 12월,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올 무렵 프란시스는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의 공주로부터 이메일 한 통을 받았다. 그리고 이메일을 통해 비로소 자신이 해고된 진짜 이유를 알게 되었다. 공주들의 이메일에는 지난날 프란시스와 함께 보냈던 즐거웠던 날들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 담겨있었는데 그중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적혀있었다.
“선생님이 안데르센 동화를 읽어주실 때 우리에게 하셨던 질문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요. 당시에는 그것 때문에 우리가 헤어질 것이라곤 전혀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프란시스는 동화를 읽어줄 때마다 공주들에게 늘 질문을 하곤 했다. 그날도 프란시스는 이런 질문을 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내는 누구일까요?”
공주들은 입을 모아 대답했다.
“그야 농부의 아내가 가장 행복하지요.”
“그렇다면 국왕의 아내나 백만장자의 아내, 혹은 정치가나 시인의 아내가 불행하다는 말인가요?”
“네, 그들의 아내는 전혀 행복하지 않아요.”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프란시스의 이어지는 반문에 공주들은 더 이상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들은 이미 동화를 통해 한 나라를 통치하는 왕의 아내로 사는 것이 그리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날 프란시스는 공주들에게 이런 말을 했었다.
“진정으로 행복을 아는 사람만이 다른 사람에게도 행복을 줄 수 있답니다.”
그녀의 이 말은 외부에 알려졌고 이를 오해한 왕실 관계자가 그녀를 해고시켰던 것이다. 2001년 말,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올해의 10대 명언’에 프란시스의 말을 포함시켰다. 왜냐하면 그녀는 말 한마디 때문에 엄청난 부와 지위를 잃었기 때문이다.

진정한 행복은 마음속에 있는 것입니다. 눈앞의 이익만을 쫓거나 명예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아무리 높은 지위에 오른다 해도 진정한 기쁨을 누릴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