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아내와 미련한 아내

현지의 사탕수수를 매입하여 시장에 내다 파는 한 상인이 있었다. 그는 매일 현지인들에게서 거둬들인 사탕수수를 마대에 넣는 일을 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양의 사탕수수가 바닥에 떨어졌다. 상인은 크게 개의치 않았지만 옆에서 지켜보던 상인의 아내는 비록 부스러기에 불과할지라도 그냥 버리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명한 아내는 남편 몰래 그것들을 따로 모아두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꽤 많은 양의 사탕수수 자루를 모아놓게 되었다.
몇 달 후, 사탕수수가 흉작이 되어 상인의 생계에 문제가 생겼다. 그때 이 상인의 아내는 그동안 자신이 모아두었던 사탕수수 자루를 남편에게 건네주었다. 남편은 그것을 시장에 내다 팔았고, 사탕수수 값이 한창 비쌀 시기라 그들 부부는 큰돈을 벌게 되었다. 이 일은 곧 온 마을에 퍼지게 되었다.

시내에서 문구점을 운영하던 한 남자의 아내가 이 소문을 듣고 언젠가는 자신도 사탕수수 상인의 아내처럼 남편을 깜짝 놀라게 해주겠다고 결심했다. 그녀는 남편이 자리를 비울 때마다 가게에서 파는 물건을 조금씩 빼돌리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2년여의 시간이 흐른 어느 날, 아내는 지금이야말로 남편을 기쁘게 해줄 때라고 생각하고 의기양양하게 남편을 불렀다. 그러나 그녀가 다락에 모아놓은 물건을 본 상인의 얼굴은 백짓장처럼 하얗게 변했다.
남편을 속여가며 아내가 모아놓은 물건은 해를 넘긴 달력과 날짜가 지난 신문 뭉치처럼 쓸모가 없는 물건이 되고 말았다.

머리가 좋다고 누구나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성공하고 싶다면 시대를 앞서가는 안목이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