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화려한 격식을 차리면서 수행원들을 거느리고 도시 안으로 입성하였다. 그러나 왕은 자신을 맞이할 준비를 모두 마치고도 예포를 울리지 않는 것이 이상하게 생각되 었다. 왕은 시장을 불러 추궁하였다. “도대체 그대는 무엇을 믿고 감히 예포도 쏘지 않는 것이냐?” “폐하, 물론 저희는 폐하를 맞이하여 기꺼이 예우의 표시로 예포를 쏘았어야 합니다. 그러나 부득이 그렇게 하지 못한 백 가지의 이유가 있습니다.“ “오호! 그렇다면 그 백 가지의 이유라는 게 무엇이더냐? 어디 한 번 들어보자.” “그 첫 번째 이유는 저희에게는 대포가 없습니다.” “됐다. 그거면 되었다.”왕은 껄껄 웃으며 말했다. “다른 아흔 아홉 가지 이유들이 그 첫 번째 이유보다 더 확신을 주지는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