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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산의 눈 (01/11 ~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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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구의 행복비타민 3923회차

2016.01.11(월)

로키산의 눈

밤새 눈이 내린 로키산맥에 찬란한 햇살이 쏟아져 눈이 부시는 어느 겨울 아침이었다.
준수한 청년 카를이 약혼녀 베티에게 키스하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속삭이고 있었다.
“우리 성모마리아께서 가져다주신 행복에 감사드리자. 내일이면 당신은 나의 영원한 신부가 되는 거야!”
베티는 마침 꿈을 꾸는 듯한 기분으로 조용히 카를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카를과 베티는 잠시 후 스키를 타기 시작했다. 행복하고 들뜬 마음으로 눈이 쌓인 산지를 자유롭게 누비느라 그들은 어느덧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길은 잃은 두 사람은 점점 더 사람들이 다니는 길에서 멀어졌다.
두 사람은 밤새 길을 잃고 헤맸다.
이튿날 살을 에는 찬바람에 가냘픈 베티는 이미 체력이 다해가고 있었다.
“카를, 나 너무 힘들어요. 아무래도 당신을 남겨두고 나 먼저 가야할 것 같아요.”
카를은 베티에게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하고 근처에 눈으로 반쯤 덮인 동굴로 그녀를 데려갔다. 그리고 얼마 안 되는 나뭇가지를 모아 베티를 위해 불을 지핀 후 자신은 무언가 먹을 것을 찾기 위해 다시 밖으로 나갔다. 이처럼 추운 겨울, 사방이 온통 흰 눈으로 덮여 있는데 어디 가서 먹을 것을 구한단 말인가?
눈은 쉬지 않고 내렸다. 마치 이 한 쌍의 아름다운 연인을 파묻어버리려는 질투의 화신 같았다.
두 사람은 배고픔과 추위와 싸우며 또 하루를 보냈다. 동굴에서 혼자 밤을 지새운 베티는 이미 극도로 허약해져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았다. 그때 먹을 것을 찾으러 나갔던 카를이 돌아왔다. 얼굴이 몹시 창백해서 거의 질질 끄는 듯한 발걸음으로 돌아온 그는 오른팔이 잘려나가고 피로 범벅이 된 어깨에는 혈관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깜짝 놀란 베티는 울음을 터트리며 카를을 부둥켜안았다. 카를은 도중에 곰을 만나 필사적으로 싸우다가 한쪽 팔을 잃었다고 했다. 두 사람은 더 이상 그곳을 벗어나리라는 희망을 갖지 않았다. 그저 서로를 꼭 부둥켜안고 생명의 불이 꺼져가기만을 기다렸다. 또 다시 밤이 오고 베티는 어느 새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잠에서 깨어난 베티는 불 위에서 구워지고 있는 고기를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어젯밤에 얼어 죽어있는 토끼를 발견했어.”
베티는 카를이 건네주는 고기를 정신없이 먹기 시작했다. 그런데 카를 자신은 조금도 입에 대지 않고 더 절박해지면 먹겠다며 자기 몫을 그대로 남겨두었다. 먹을 것이 생긴 덕분에 두 사람은 조금 생기를 되찾은 듯했다. 그러나 카를은 피를 너무 많이 흘린 데다 체력이 소진되어 곧 쓰러지고 말았다. 그리고 사랑하는 그녀를 남겨두고 다시는 오지 못할 곳으로 이 세상을 떠났다. 베티는 카를이 죽은후 5일이 지나서야 수색대에 의해 구조되었다. 그녀가 적십자 병원에 누워있을 때 한 교수가 찾아와 어떻게 해서 설산에서 그렇게 오랜 시간을 버틸 수 있었는지를 물었다.
“사랑이요, 그리고 또…….”
베티는 먹지 않고 남겨두었던 고기 한쪽을 보여주었다.
교수는 그 고기를 한참 동안 들여다보더니 큰 소리로 외쳤다.
“아니, 그건 사람 고기가 아니오! 이미 탈대로 타버렸지만 뼈를 보니 사람의 팔 부위가 틀림없소!”
베티는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그녀의 눈앞에는 카를이 날카로운 암석에 스스로의 팔을 자르고 있는 장면이 떠올랐다. 그녀는 카를에게 받은 약혼반지를 가슴 앞에 꼭 쥐고 통곡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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