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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에게 시집간 삼녀 (01/22 ~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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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구의 행복비타민 3934회차

2016.01.22(금)

호랑이에게 시집간 삼녀


“어머니, 부르셨사옵니까? 저 삼녀입니다.”“어서 들어오너라. 지금부터 내 말을 잘 듣거라. 니 동생이 배탈이 나서 저렇게 뒹글고 있구나. 뒷마을 정도 의원댁에 가서 약을 지어오너라.”참 못된 엄마지? 장화홍련전에 나오는 허씨 정도는 됐었나봐. 착한 삼녀지만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라서, 혹시 괜히 하는 얘기는 아닌가 싶어서 다시 물었어.“저 혼자서요, 어머님?”그러자 계모의 입에서 욕지거리와 함께 불호령이 떨어지는 거야.
“아니 이년이 감히 누구 말을 헛소리로 생각하느냐? 너 말고 이 집에서 갈 사람이 누가 또 있냐, 이년아. 내일모레면 시집갈 언니를 보낼거냐, 아니면 아버지를 보낼 거냐. 차라리 내가 가리?”삼녀에겐 그야말로 소름끼치는 순간이었지. 낮도 아닌 한밤중에, 그것도 눈이 쌓여 있는 한겨울에 약을 지어오라니 참으로 무서운 일이잖아. 오가는 데만도 서너 시간은 족히 걸려야 하는데다 달랑재를 넘어야 하거든. 남정네들도 밤이 되면 혼자 넘기 꺼려하는 달랑재를 넘는다는 것은 이제 열세 살 난 삼녀에겐 죽을 각오를 해야 할 만큼 심각한 일이었어.
계모인 그 여편네, 얼마나 독살스러운지 조금만 눈에 났다면 삼녀를 개 패듯이 패지를 않나, 갖은 욕설로 화가 풀릴 때까지 못살게 굴지를 않나. 그러니 삼녀야 시키는 대로 하는 수밖에 별 도리가 없는 거야. 칠흑 같은 어두운 밤이면 아마 더 힘들었을 텐데 하늘이 도왔는지 마침 그날은 보름달이 떠있어서 길은 한눈에 보였어. 하지만 무명치마저고리를 파고드는 찬바람은 삼녀를 더욱 힘들게 하는 거야. 착하디착한 삼녀였지만 상황이 이쯤 되고 보니 그녀도 이런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
‘엄니는 뭣하러 날 났수? 얼굴도 안 보여 주고 혼자서 세상을 떠나구. 난 도대체 어떻게 살라구. 차라리 나를 호랑이 소굴로 보내 주시오. 엄니’
이렇게 신세한탄을 하면서 삼녀는 고개를 넘고 있었어. 어 그런데 이게 웬일이야. 커다란 짐승이 갑자기 삼녀 앞에 나타난 거야. 바로 호랑이였어. 그런데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은 이 호랑이 녀석이 삼녀에게 덤벼드는 게 아니고 삼녀 앞에서 앉았다 가다를 자꾸 반복하는 거야. 삼녀는 처음엔 당황했지만 용기를 내어 이렇게 말했어.
“네 이놈, 사람이 아파 죽어가는데 네놈이 그렇게 갈 길을 막아서야 쓰겠냐? 아무리 짐승이거늘 야속하기 짝이 없구나 이놈.”
그러자 호랑이 꼬리를 흔들며 또다시 삼녀 앞에 덥석 주저 앉는거야. 그때서야 삼녀는 알았어. 아, 이 녀석이 자기를 태워주려고 한다는 것을.
호랑이 등에 올라탔어. 그러자 이 녀석, 쏜살같이 달려서 의원댁 집 앞에 삼녀를 내려놓는 거야. 참으로 신기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무섭기도 했지.
삼녀는 일단 약을 지어서 나왔어. 그러나 갈 길이 또 막막한거야. 그런데 아니 그 호랑이 녀석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거야. 하늘이 도왔다고 생각하면서 호랑이 등에 올라탔지. 역시 녀석은 재빠르게 고개를 넘어 삼녀네 집 앞에까지 데려다 준 거야.
삼녀가 지어온 약을 먹고 이복동생은 금방 나았어. 그런데 그 계모는 참으로 이상한 여자야. 그 밤중에 약을 지어다 줘서 나았으면 그만이지 글쎄 이번엔 삼녀에게 이렇게 말하는 거야.
“네 이년, 너 어떤 놈을 꼬셔서 약을 지으러 갔다왔느냐? 그렇게 빠른 시간에 갔다온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내 잘 알고 있는데…….”
차마 호랑이가 도와줬다는 말을 할 수는 없어서 혼자서 뛰어갔다 왔다고 말할 수밖에. 그런데 계모는 못 믿겠다며 삼녀 아버지에게 없는 말을 만들어서 모함을 한 거야.
삼녀가 약을 지으러가던 날 어떤 놈과 눈이 맞아 애를 가졌다고.
그야말로 있을 수 없는 일이었지. 시집은 다 간 셈이야. 그래도 삼녀네는 양반집이었거든. 삼녀 아버지는 마누라 말만 믿은거야. 그리고는 계모의 술책에 넘어가 삼녀를 벙어리인데다 애까지 딸린 홀아비한테 시집을 보내기로 한 거야.
이 사실을 알게 된 삼녀는 뒤뜰에 앉아서 땅을 치고 통곡을 했어.
“어머니, 저는 이제 어쩌면 좋아요. 차라리 호랑이한테 물려 가는게 났지. 이렇게 시집갈 수는 없어요.”
자기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하나도 없으니 그 심정이야 오죽하겠어.
그런데 이때였어. 불빛이 갑자기 나타나서 쳐다보니 그 호랑이가 삼녀 앞에 서있는 거야. 그리고는 또다시 꼬리를 흔들며 타라는 시늉을 하지 않겠어?
그때 삼녀는 결심했어. 차라리 이 호랑이가 그녀에겐 사람보다도 더 진실한 존재라고. 그래서 호랑이 등에 타고 모든 운명을 호랑이에게 맡겨 버린 거야.
호랑이가 그녀를 데리고 간 곳은 산 속의 큰 바위 밑이었어. 그곳에 가니 호랑이들이 득실거릴 정도로 많은 거야. 그런데 하나같이 삼녀 앞에서는 머리를 조아리는 거 잇지? 착한 호랑이들 틈에서 삼녀는 함께 살았어. 호랑이들이 재롱을 떨면 머리를 쓰다듬어 주기도 하고 똥을 싸면 치우기도 하고 그러면서 말이야. 그런데 삼녀를 데려온 그 착한 호랑이는 어디론가 간 데가 없는거야.
한 1년이 지났을까. 어느 날 삼녀가 있는 호랑이 소굴에 아주 근사하게 생긴 남자가 한 명 나타났어. 그리고는 그녀에게 청혼을 하는 거야. 어찌된 영문인지 몰라 두렵기도 하고 궁금증도 생겼는데 젊은이는 이렇게 말했어.
“나는 본래 호랑이였소. 삼녀 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알고 도와줬던 그 호랑이 말이오. 그런데 삼녀 씨를 너무 사랑하게 됐소. 때문에 1년 동안 아무도 없는 동굴에 들어가 먹지도, 자지도 않고 소원을 빌었소.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게 해달라고. 산신령님이 도우신 건지 소원대로 이렇게 남자가 되었소. 제 청혼을 받아들여 주시오.”
그제서야 삼녀는 안심을 하고 젊은이 품에 안겨 결혼을 했지. 두 사람은 산 속의 호랑이들이 여기저기서 잡아오는 짐승들을 내다 팔아 많은 재산을 얻게 됐고 아들 딸 낳고 잘살았대. 믿기지 않는 이야기지만 착한 자에겐 복이 있나니, 뭐 그런 말도 있잖아. 늘 심성을 곱게 쓰고 열심히 살면 삼녀처럼 행운을 얻게 되는 거지. 현대인들은 너무 자기 생각만 하며 살고 욕심이 너무 많아서 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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