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등산가가 세상에서 가장 높은 산을 오르고 있었다. 기상 조건이 좋지 않아 출발부터 어려움이 많았다. 날리는 눈발은 눈앞을 가리었고, 높은 고지는 숨을 막히게 했다. 그리고 함께 했던 두 명의 동료를 도중에 잃은 아픔도 겪었다. 그러나 그는 사람들이 꿈에도 그리는 정상에 오르고 싶었다. “저 곳만 오를 수 있다면 이깟 어려움쯤이야 감수해야지.” 그래서 등산가는 갖은 고생 끝에 정상에 올랐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정상을 정복했다는 성취감에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다. “야호! 나는 정상을 정복했다! 나는 최고다!” 흥분한 등산가를 바라보던 정상이 말했다. “그래. 소원하던 정상에 오르니 좋은가?” “그걸 말씀이라고 하십니까, 어떻게 오른 정상인데! 그런데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높은 이곳에 계시면서 기쁘지 않습니까?” “글쎄…, 원래 이곳에 오르면 처음에는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기쁘지.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이곳이 얼마나 고독한 자리인지 알게 된다네……. 그게 바로 모든 사람들이 그토록 오르려고 열망하는 정상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