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완 강의 흑조가 백조를 찾아왔다. “친구야, 안녕! 그동안 잘 지냈니?” 그러나 백조는 인상을 찌푸리더니 흑조를 부리로 쪼아댔다. “저리 꺼져. 이 더러운 새야!” 흑조는 서러움에 북받쳐 백조에게 말했다. “왜 그러는 거야? 나는 너와 같은 종류의 새라구! 단지 색깔만 검을 뿐이야. 그러지 말고 우리 서로 사이좋게 지내자. 나는 너의 친구가 되고 싶어.” “친구가 되고 싶다고? 웃기지마! 너 같은 종류의 친구는 차라리 없는 게 더 나아. 어서 이곳을 떠나란 말이야!” 그리고 백조는 흑조를 더욱 아프게 쪼아댔다. 참다못한 흑조도 백조에게 대들며 달려들었다. 그 순간, 어디로부터 총소리가 들려왔다. 나무 사이에 숨어서 때를 기다리던 사냥꾼이 총을 쏘았던 것이다. 총알은 백조와 흑조의 몸통에 정확하게 꽂혔고 그들은 쓰러졌다. 그들이 쓰러진 땅은 곧 붉은 피로 물들어갔다. 바닥에 흐르는 피를 보며 흑조가 백조에게 말했다. “그것 봐, 너와 나는 똑같다고 했잖아” 차츰 희미해져가는 눈으로 백조는 흑조를 바라보았다. “미안해…, 너에게 내가 너무 심하게 대했어. 이렇게 허무하게 죽을 걸, 왜 그렇게 살았는지. 평생 남을 미워하다가 이렇게 죽어야 하다니, 마음이 많이 아프구나....” 백조는 조용히 흐느꼈다. 그리고 흑조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무언가 말하려고 입을 떼었다. 그러나 죽음은 그에게 마지막 말을 하도록 기다려 주지 않았다. 축져진 백조의 모습을 바라보며 흑조가 속삭였다. “네가 말을 안해도 나도 알아,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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