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손이 장갑에게 말했다. “고마워, 친구야! 나를 따뜻하게 해 주고 보호해 줘서.” “고맙긴,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뭘.” 세월이 흘러 어느덧 장갑은 늙고 병들었다. 오랜 세월을 동고동락하며 함께 지내온 손이 장갑을 떠나보내며 흐느끼고 있었다. “나를 위해서 희생만 하다가 이렇게 가야 하다니……너를 볼 면목이 없구나. 친구야! 마지막으로 너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일이 있을까? “그렇게 미안해 할 것 없어. 부탁이 있다면 너도 나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따뜻하게 대해 주었으면 해. 추위에 떨고 있는 이웃이 있으면 따듯하게 잡아주고 연약한 사람은 보호해 주는 그런 손이 되어 주길 바랄 뿐이야.”
마지막말을 남기고 장갑은 평화로이 눈을 감았다. 손은 떠난 친구 장갑의 모습을 보자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장갑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을 되새겨 보았다. 그런데 손은 지금까지 장갑처럼 다른 이들을 따뜻하게 대해주고 손을 내밀어 보호해 주기보다는 밀치고 빼앗고 때리는 일을 더 많이 해온 자신의 모습을 보고 슬퍼하며 후회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