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름은 깊음으로 말미암는다. 골짜기로부터 시내를 지나는 물에는 푸름이 없다. 푸름은 자신의 모습이 드러나지 않고 자신의 몸이 잠길 때 생겨나는 현상이다. 강을 지난 바다는 언제나 푸르다. 푸른 마음은 깊음으로부터 온다. 물이 얕을수록 자그마한 돌멩이에도 부딪치고 잔소리를 낸다. 하지만 낮아짐이 없이는 물이 깊어질 수 없다.
가장 깊은 바다는 가장 낮은 곳에 있다. 세상은 자꾸 오르려 한다. 재물도 높이 쌓으려고 하고 명예도 더 키우려 한다. 그러나 오르려 하는 곳에는 무너짐이 있다. 푸른 바다는 언제나 깊은 곳에 있다.
저 바다처럼 푸른 인생이고 싶다. 세상의 그 어떤 것으로부터도 흔들리지 않는, 저 바다처럼 깊은 마음으로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