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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한 아비 (09/26 ~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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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구의 행복비타민 4182회차

2016.09.26(월)

엄한 아비

옛날 옛적에 자식을 몹시 엄하게 키우는 선비가 있었다. 어느 날 옆집 노인을 배석하고 자기의 아들을 호되게 매질했다. 그 노인이 무안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여 점잖게 참견을 했다.
“무슨 큰 잘못을 저질렀기에 그처럼 엄하게 다루시오. 웬만하면 그만두시오.”
엄한 선비가 둥하게 대답했다.
“아까 어르신께서 주무시는 사이에 어르신의 쌈지에서 돈 만 냥을 훔쳤습니다. 그래서 단단히 잘못을 뉘우치도록 혼을 내고 있는 것입니다.”
노인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듯 쌈지를 들추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내 돈 만 냥을 훔쳤다고? 내 쌈지엔 동전 한 냥밖에 없었는데. 아닌 게 아니라 그 한 냥은 없어졌구려. 하지만 뭔가 잘못 알고 있소.”
엄한 선비가 여전히 뚱하게 대답했다.
“옛말에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녀석이 지금은 한 냥을 훔쳤지만 그냥 내버려두면 훗날 만 냥을 훔치는 도둑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만 냥을 훔친 듯이 엄하게 다루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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