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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91회]외로움 (11/09 ~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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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

 

 

나는 동료 교사와 함께 하와이의 와이키키 해변 한복판에 있는 알라 와이운하 근처 아파트에 세를 들었다. 나는 23살의 독신에 호놀룰루에 살고 있었다. 그것보다 더 멋진 조건은 없었다. 하지만 생각처럼 좋지는 않았다. 석 달쯤 지나자 처음의 흥분이 가라앉고 차츰 이유없이 우울해지기 시작했다. 하와이에서 그런 기분이 들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어느 날 나는 운하를 따라 산책하다가 강둑에 주저앉아 무엇이 잘못됐는가 생각했다. 마침내 나는 이유를 찾았다. 문제는 외로움이었다. 하지만 내가 한숨을 쉬며 앉아 있는 동안에도 수정처럼 맑은 물이 운하를 따라 흘러가고, 대기는 한없이 맑아 멀리 있는 산들이 손에 잡힐 듯이 다가와 있었다. 이런 아름다운 장소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 푸념을 늘어놓으면 들어줄 사람이 하나라도 있을까 의심스러웠다.

 

아무도 나를 안됐다고 여기지 않을 것이다. 그런 사실이 나를 더욱 우울하고 외롭게 만들었다. 내 주변에는 언제나 내 문제를 함께 의논해 줄 친구들이 있었다. 팔을 걷어 붙이고 당장 달려올 사람들이다. 그런데 지금 그들은 인간이 아무리 아름다운 장소에 있어도 외로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다 장소가 인간의 문제를 다 해결해 주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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