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무게는 나눔의 크기에 비례한다.

탈무드는 ‘인생에 세 친구가 있다’고 말합니다. 첫째는 재산, 둘째는 가까운 친척, 셋째는 남에게 베푸는 선행입니다. 죽음이 임박해 오자 그토록 가깝다고 여기던 첫째, 둘째 친구는 동행하기를 거부했지만, 셋째 친구는 기꺼이 동행하겠다고 했답니다. 그렇다면 죽은 뒤까지도 함께하는 선행이야말로 귀중한 친구가 아닐까요?

탈무드의 이야기가 시사하듯, 남에게 선행을 많이 베풀면 죽은 후에도 선행이 그 사람의 인생의 무게를 더해주고 가치를 높여줍니다.

저는 살아생전 베풀고 선행한 것이 어떤 결과를 불러오는지를 한 사건을 통해 피부로 경험했습니다. 한 날 한시에 태어나 죽는 날까지 극명하게 대비되는 삶을 살았던 한 재야 인사와 전직 총리의 죽음을 통해서 말입니다. 그들의 죽음은 당시 큰 화제가 되었고, TV에서도 두 상가의 표정을 생생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재야 인사의 상가는 늦은 밤까지 수많은 조문객으로 북적댔지만, 살아생전 온갖 부귀와 영화를 누린 전직 총리의 상가는 조문색이 별로 없어 썰렁하기까지 하더군요. 그때 저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이 베풀며 살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생이 평가받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남에게 얼마나 많이 주며 살았는가 하는 것으로 그 사람의 인생의 가치와 무게를 가늠할 수 있다. 이인호(서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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