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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은 이유 (06/18 ~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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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은 이유

 

지금은 고인이 된 함석헌 선생의 이야기다.

함 선생이 일본의 동경사범학교를 나와 모교인 오산학교에서 교편을 잡았을 때 하루는 학생들이 떼를 지어 교무실로 쳐들어왔다.

학생들은 문제가 있는 한 교사를 폭행하겠다고 몰려온 것이다.

이때 다른 교사는 다 도망갔는데 함 선생님만 고개를 숙이고 기도하는 자세를 하고 있었다.

 

흥분한 학생들은 함 선생을 문제의 교사로 착각하고 마구 폭력을 행사했다.

나중에야 대상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게 된 학생들이 용서를 빌며 왜 고개를 숙이고 있었느냐고 물었다.

 

그때 함 선생은 말했다.

"내가 눈을 뜨고 맞았다면 내 사랑하는 제자들 중 누가 나를 때렸는지 알 것이 아닌가, 또 자네들도 알 것이고. 그러면 내가 어떻게 강단에 서겠으며 또 자네들도 어떻게 나를 보겠는가?"

이 말에 학생들은 크게 감동을 받고 함선생님께 엎드려 용서를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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