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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70회] 할아버지의 컵라면 (11/23 ~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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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구의 행복비타민 4970회차

2018.11.23(금)

 

할아버지의 컵라면

 

얼마 전 학원 앞 공중전화 부스에서 전화를 걸다가 지저분한 파카를 입고 있는 할아버지 한 분을 보았다. 할아버지는 사발 면 두 개가 든 비닐봉지를 들고 있었다. 겁이 많은 나는 얼른 할아버지를 피해 학원으로 들어갔다.

 

20분쯤 지났을까. 친구와 커피를 마시려고 다시 밖으로 나갔더니 학원 앞 병원 계단에서 조금 전에 보았던 할아버지가 사발 면을 드시고 계셨다. 그날은 몹시 추운 날이었는데 할아버지가 너무 안 돼 보였다.

 

그때 한 젊은 아저씨가 씩씩거리며 할아버지에게로 다가갔다. 아마도 병원 건물을 관리하는 사람인 듯했다. 그런데 그 아저씨는 라면을 먹고 있는 할아버지를 발로 차며 ", 저리로 가. 저리로 가란 말야" 하고 야단을 치는 것이 아닌가. 아저씨의 발길질에 밀려 라면국물이 조금씩 바닥으로 흐르고 있었다. 생각 같아선 그 아저씨에게 왜 그러냐고 따지고 싶었지만 비겁하게도 나에게는 그럴 용기가 없었다.

 

강의실에 들어와서도 책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자꾸만 눈물이 나왔다. 잘못된 것을 보고도 대항하지 못한 내 자신이 싫었고 그런 마음가짐으로 대학을 가겠다고 영어 단어와 수학 공식을 외우고 있는 현실이 싫었다. 기어이 나는 수업을 마치기도 전에 가방을 챙겨 학원을 나왔다. 그런데 아까 그 할아버지가 앉아 계시던 계단에는 미처 다 먹지 못한 사발 면 그릇이 엎어져 있었다. 난 과연 무엇을 위해 배우는 것일까.   

 

이선구의 행복비타민  |  운영인  이 선 구

Tel : 02-780-5333    Fax : 02-780-5336

e-Mail : winjoy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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