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62회]장갑과 손 (04/29 ~ 04/29)
본문
장갑과 손
어느 날 손이 장갑에게 말했다.
“고마워, 친구야! 나를 따뜻하게 해 주고 보호해 줘서.”
“고맙긴,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뭘.”
세월이 흘러 어느덧 장갑은 늙고 병들어 다 떨어져 버릴 때가 되었다. 오랜 세월을 동고동락하며 함께 지내온 손이 장갑을 떠나보내며 흐느끼고 있었다.
“나를 위해서 희생만 하다가 이렇게 가야 하다니……너를 볼 면목이 없구나. 친구야! 마지막으로 너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일이 있을까?”
“그렇게 미안해 할 것 없어. 부탁이 있다면 너도 나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따뜻하게 대해 주었으면 해. 추위에 떨고 있는 이웃이 있으면 따듯하게 손 잡아주고 연약한 사람은 보호해 주는 그런 손이 되어 주길 바랄 뿐이야.”
마지막 말을 남기고 장갑은 평화로이 눈을 감았다. 손은 떠난 친구 장갑의 모습을 보자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장갑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을 되새겨 보았다.
그런데 손은 지금가지 장갑처럼 다른 이들을 따뜻하게 대해주고 손을 내밀어 보호해 주지는 못하고 밀치고 빼앗고 때리는 일을 더 많이 해온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고 슬퍼하며 후회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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