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38회] 대인과 소인 (11/26 ~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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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구의 행복비타민 5338회차 | 2019.11.26 (화) |
5338.대인과 소인
어느 날, 맹자의 제자인 공도자가 찾아와 물었다.
“똑같은 사람인데도 어떤 사람은 대인이 되고, 어떤 사람은 소인이 되는데, 이는 무슨 까닭입니까?”
맹자가 차분하게 일러주었다.
“사람의 몸에는 큰 몸과 작은 몸이 있다, 큰 몸은 마음이고, 작은 몸은 말초신경이라고 할 수 있지. 그런데 큰 몸을 따르면 대인이 되고, 작은 몸을 따르면 소인이 되는 것이다.”
공도자가 고개를 갸웃하더니 다시 물었다.
“그럼 똑같은 사람인데도 왜 어떤 사람은 도덕심에 따라 행동하고, 어떤 사람은 말초신경에 따라 행동하는 것입니까?”
다시 맹자가 자세하게 설명해주었다.
“귀나 눈 같은 기관은 생각하는 기능이 없기 때문에 바깥의 사물이나 현상에 의해 지배당하지. 그래서 금방 어떤 욕구에 이끌리고 마는 것이네, 그러나 마음이라는 것은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지. 그 힘 때문에 바깥의 사물이나 현상에 대해 주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것이고. 즉, 생각하면 사물의 이치를 얻을 수 있고, 생각하지 않으면 얻지 못하니, 이것은 하늘이 사람들에게 부여해준 것이야. 따라서 우선 큰 것, 즉 마음을 확고히 세워놓으면, 귀나 눈 같은 작은 것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게 되지.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을 대인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처럼 사물이나 현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확실하게 갖고 있었던 맹자는 그 유명한 성선설에 대하여,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남의 슬픔이나 고통을 차마 그대로 보아 넘기지 못하는 어진 마음, 즉 동정심이라는 것이 있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은 이론을 펼쳤다. 옛날의 성왕들은 모두 이러한 동정심을 가지고 있었고, 그러한 마음으로 정치를 하였다. 이 같은 동정심을 가지고 정치를 해나간다면 천하를 다스리는 일이 마치 손바닥 위의 물건을 움직이는 것만큼이나 쉬울 것이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동장심이 있다고 한 까닭을 알아보면 이렇다.
예를 들어 한 어린 아이가 우물에 빠졌다고 하자. 그러면 그곳을 지나가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깜짝 놀라며 두려운 마음이 드는 동시에 아이를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이 생겨날 것이다. 이러한 마음이 생기는 것은, 그 아이의 부모와 친교를 맺기 위해서도 아니고, 친구들에게 칭찬을 들으려고 해서도 아니며, 구해주지 않았다는 비난을 듣기 싫어서도 아닐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이 없다면 사람이 아니고, 부정한 것에 대해 부끄러워하고 증오하는 마음이 없다면 사람이 아니며, 사양하는 마음이 없어도 사람이 아니고, 시비를 가릴 수 있는 마음이 없어도 사람이 아닌 것이다.
남의 불행을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은 인(仁)의 실마리이며, 부정한 것에 대해 부끄러워하고 증오하는 마음은 의(義)의 실마리이다. 그리고 사양하는 마음은 예(禮)의 실마리이며, 옳고 그른 것을 가릴 수 있는 마음은 지(智)의 실마리이다. 이것을 네 가지의 실마리, 즉 사단(四端)이라고 하는데, 모든 사람에게 이 사단이 있는 것은 마치 두 팔과 두 다리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이다. 사단은 사람의 본성에서 저절로 나오는 것이며, 인에서 우러나오는 측은지심(惻隱之心), 의에서 우러나오는 수오지심(羞惡之心),예에서 우러나오는 사양지심(辭讓之心), 지에서 우러나오는 시비지심(是非之心)으로 이루어진다.
이 같은 사단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나 같은 자가 어떻게 인의예지를 실현한단 말인가, 하고 자신을 비하는 사람은 스스로를 해치는 자이며, 자기 임금은 도저히 그것을 실현할 수 없다고 치부하는 사람은 그 임금을 망치는 자이다.
따라서 이 네 가지의 도덕적 실마리가 자기에게 있다고 깨달은 사람은, 그 실마리로 확충시켜 자신을 더욱 충실하게 만들 수 있다. 사단은 마치 불이처음으로 붙기 시작하고, 물이 처음으로 흐르기 시작하는 것과 같아 장차 무한히 퍼져나갈 수 있다. 맹자는 진정으로 사단을 잘 확충해나가면 온 세상을 보전할 수 있을 테지만, 그러지 못한다면 부모도 올바로 섬기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선구의 행복비타민 | 운영인 이 선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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