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78회] 누가 포도잼 병을 깨뜨렸을까 (06/19 ~ 06/19)
본문
이선구의 행복비타민 5178회차 | 2019.06.19(수) |
5178.누가 포도잼 병을 깨뜨렸을까
작년 여름, 어머니가 집안에 넘쳐나는 포도를 처리한다며 잼을 만드셨다. 무더위 속에서 포도를 씻고 끓이느라 땀을 뻘뻘 흘리셨다. 몇 시간동안 공들인 끝에 빛깔 고운 포도잼이 완성되었다. 어머니는 그것을 유리병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두셨다. 그런데 한참 뒤 시장에 다녀오신 어머니가 갑자기 큰소리로 화를 내며 방으로 들어와 다짜고짜 물으셨다.
"아니, 누가 포도잼 병을 깨뜨렸어? 지혜, 네가 그랬니?"
내가 안 그랬다고 하자 이번에는 둘째인 동생을 혼 내셨다.
"그럼, 네가 그랬지? 엄마가 이 더위에 얼마나 땀을 뻘뻘 흘리며 고생해서 만들었는데 그걸 깨뜨리곤 몰래 휴지통에 버려? 내가 정말 너 때문에 못살아..."
어머니는 몹시 화가 나셨다. 그러나 둘째 동생은 억울하다는 듯 내가 그런 것이 아니라고 소리를 지르다가, 끝내 어머니가 믿어주지 않자 밖으로 나가 버렸다.
그런데 다음날, 우리 집에 오신 이모의 손에 웬 포도잼이 들려 있었다.
"언니, 미안해! 어제 집에 왔었는데 냉장고를 열다가 잘못해서 그만 포도잼 병을 깨뜨렸지 뭐유? 말하려고 했는데 아무도 없고 바빠서 그냥 집에 갔지. 대신 오늘 포도잼 사 왔어."
그런데 그때 손에 포도잼을 든 둘째 동생이 들어왔다.
"엄마, 어젠 죄송했어요. 정말 힘들게 만드신 건데 그래서 새로 포도잼 사왔는데, 저 용서해 주실 거죠?" 순간 어머니는 둘째 동생을 부둥켜안고 정말 정말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리셨다.
이선구의 행복비타민 | 운영인 이 선 구 Tel : 02-780-5333 Fax : 02-780-5336 e-Mail : winjoy1@daum.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