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17회] 빠름과 느림 (07/28 ~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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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구의 행복비타민 5217회차 | 2019.07.28(일) |
5217.빠름과 느림
두꺼비와 논두렁길을 가던 개구리가 엉금엉금 가는 두꺼비를 향해 말했다.
"그렇게 느리게 기어서 언제 양지 바른 언덕에 도착하니?"
두꺼비가 숨을 가쁘게 쉬는 개구리를 향해 대꾸했다.
"그렇게 빨리 가서 무엇을 할거지?"
개구리가 대답했다.
"그냥 빨리빨리 가는 거야. 가서 시간이 남아서 누워 있으면 얼마나 좋아."
두꺼비가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이렇게 천천히 가는 것도 좋아. 이슬방울도 들여다보고 풀꽃하고도 대화하며......."
답답해서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던 개구리가 펄쩍펄쩍 뛰어가며 말했다.
"나 같은 빠름은 너 같은 느림과 동행이 될 수 없어. 먼저 간다."
두꺼비는 천천히 하늘도 천천히 보고 파리도 천천히 잡아먹으며 돌 틈에 기대어 졸기도 하며 엉금엉금 기어갔다. 두꺼비는 도랑을 건너다 말고 시체를 보았다. 그것은 경운기에 치어죽은 먼저 간 개구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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