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45.당나귀와 자동차

5545.당나귀와 자동차

어떤 신사가 자동차를 몰고 가다가 시골길에서 한 노인을 만났다.
그 노인은 늙은 당나귀를 타고 있었는데 아마 자동차를 처음 보는 모양이었다.
신사가 노인에게 친절히 말했다.

“어르신네 제 차(車)를 타고 가시지요?”

그러자 노인이 물었다. “차(車)라는 게 뭐요?”

“차라는 건 그 늙은 당나귀보다 힘이 삼십 배는 더 센 짐승이지요. 빠르기도 훨씬
 빠르답니다.“

“나는 그냥 내 당나귀를 타고 가겠소.”

노인은 신사의 친절을 무시하고 그냥 천천히 길을 갔다. 신사는 쌩하고 차를 몰아 달려갔다.
신사는 조금 달려가다 굽은 길에서 실수로 그만 연못에 빠져 버렸다.
신사가 가까스로 차에서 빠져나와 멍하니 물에 빠진 자기 차를 바라보았다.
잠시 후 당나귀를 탄 노인이 나타났다. 노인은 물에 빠진 자동차와 신사를 번갈아 쳐다보더니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윽고 노인은 신사에게 물었다.

“뭐하는 거요? 지금 차라는 짐승에게 물을 먹이고 있는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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