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사 이항복이 어렸을 때 글방에서 처음 사귄 이덕형과 함께 정승자리에 올라 있을 때의 일이다. 이덕형은 늙으신 아버지를 위해 한양에서 멀지 않은 곳에 별장을 지어 시원한 여름을 보내시도록 하여 드렸다. 그런데 이 소문을 들은 다른 벼슬아치들이 시기하고 앞다투어 모두 별장을 지으려 하자 그것을 걱정하던 이항복은 이덕형의 아버지가 머물러 계신 별장을 찾아갔다. “오랫동안 뵙지 못했습니다.” 이항복은 친구 아버지께 인사를 하고 별장구경을 하다가, “재주는 없으나, 제가 온 김에 별장 이름이나 써놓고 가졌습니다.” 하며 나무판에 크게 ”청청당“ 이라고 써서 걸어놓고 갔다. 나중에 온 이덕형이 그 이름을 보고 깜짝 놀라. “아버님 이 별장을 헐어버려야겠습니다. ”청“은 조청처럼 단것이나 꿀을 뜻하니 "청청당"은 꿀꿀이 집이라는 뜻입니다.”
이덕형은 그날로 아버지를 집으로 모시고 온 즉시 별장을 헐어버렸다. 이항복이 이덕형의 효성을 몰라서도 아니고, 이덕형을 놀려주려고 한 것도 아니었다. 오로지 정승이 사치한다는 질투와 비판의 화살을 이덕형이 받지 않게 하기 위한 우정과 재치로 이렇게 한 것이다. 과연 그때부터 벼슬아치들은 다투어 별장을 지으려는 욕심이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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