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72.어미 새의 사랑
차디찬 지난 며칠간 영하의 날씨에 있었던 일입니다. 아파트에 사는 한 가정에서 새 한 쌍을 선물로 받아 매일 아침 신선한 공기와 햇빛을 받으라고 초롱을 베란다에 걸었다가 저녁이면 들여오곤 하였습니다.
그동안 새는 자라서 어미 새가 되었고, 어미 새는 어느덧 알을 품더니 두 마리의 예쁜 새끼를 갖게 되었으며, 그 새끼들은 초롱 속에 만들어 준 둥지에서 자라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베란다에 둔 것을 깜박 잊어버리고 영하의 날씨에 밤을 그냥 보내 버렸습니다. 아침에서야 새 초롱을 생각하고 허둥지둥 나가 보니 아뿔사 어미 새는 둥지에 몸을 덮은 채로 얼어 죽어 있었습니다. 인간의 실수로 인해 생명을 잃게 한 것을 생각하고 가슴을 치며 죽은 어미 새를 집었더니, 아! 거기 얼어 죽은 어미 새 밑에 한 마리의 큰 새와 두 마리의 새끼는 그대로 살아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미 새의 지극한 헌신은 육체로 둥지를 덮어 얼어 죽으면서까지 남은 새끼 생명 들을 사랑한 기막힌 얘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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