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는 봉사 기회, 아름다운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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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09-02-24 00:00 조회4,944회 댓글0건본문
레크리에이션 강사 고문석(28)씨는 6일 뜻이 맞는 인터넷 동호회 회원 3명과 함께 태안 원유유출 사고 현장에서 자원봉사에 나섰다.
명절 기간에는 아무래도 태안 지역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 같아 설연휴에 봉사를 떠나자고 제안했다는 고씨는 모처럼 뜻깊은 연휴를 보내게 됐다며 웃었다.
고씨는 "친척들께 말씀드리지 않았지만 봉사활동을 하러 가는 것이니 이해해 주실 것"이라며 "모처럼 맞는 황금연휴에 그냥 푹 쉴까 생각도 해봤지만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어 태안행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어려운 이웃들에게 양푼 비빔밥을 무료로 제공하며 `양푼사장'으로 통하는 임영길(66)씨도 6일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중국동포 및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설맞이 대잔치'에서 국밥 500~600인분을 무료로 제공하며 이웃사랑을 실천했다.
지난해 12월까지 잠실의 한 백화점 지하 식품코너에서 음식점을 운영했던 임씨는 현재 월수입이 전혀 없는 상황이지만 3년째 이어온 봉사활동을 멈출 수 없어 올해도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나섰다.
임씨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한국에 친척도 없고 명절에는 갈 곳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그럴 때 더욱 위안을 줘야겠다 싶어 봉사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인터넷 자원봉사 모임인 `행동하는 양심'의 회원인 이기홍(43)씨는 7일 용산구 숙대입구역에 있는 노숙인 쉼터 다시서기센터에서 만두를 빚어 노숙인들에게 만둣국을 대접하는 `사랑의 만두 만들기'에 참여할 계획이다.
지난해 설에도 만두 빚기 봉사에 참여한 이씨는 올해도 설 당일 서울에서 부모님과 함께 차례를 지낸 뒤 곧바로 만두를 빚으러 갈 예정이다.
이씨는 "명절에는 시설에 수용되지 않고 가족도 없는 노숙인들이 더욱 외로움을 느끼는 시기"라며 "누군가가 자신을 생각해주고 있다는 것에 노숙인들도 감사한 마음으로 새 삶을 향한 의지를 다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mong0716@yna.co.kr
연합뉴스 2008.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