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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 때는 주유소..기름 아껴 기부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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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dmin 작성일09-11-19 00:00 조회4,47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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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분도주유소 김현철씨
젊었을적 교도소 들락날락
차비 구걸하다 받은 2만원… "아, 나누려는 사람도 있네"
1L당 1원씩 '이웃사랑'
"버는 돈 늘수록 더 기부… 그러면 다시 더 벌게 돼"

연탄으로 겨울을 나는 주유소가 있다. 대구광역시 남구의 분도주유소. 사장 김현철(49)씨는 이달 초 연탄 1000장을 사서 화장실 입구에 쌓아놨다. 김씨는 "기름 난로 대신 연탄 난로를 쓰면 1년에 수백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목욕탕에 샴푸를 가져가 본 적이 없다. 남들이 쓰고 버린 일회용 샴푸를 주워 꽉 짜서 쓰거나, 샴푸를 통째 들고 온 사람한테 "좀 짜 주소"라고 부탁한다. 김씨 집에 있는 냉장고·세탁기도 다 길에서 주워온 것들이다. 김씨는 도시락을 싸서 다닌다. 주유소 직원들이 싸온 도시락 반찬을 뺏어 먹으며 "니네 반찬 맛있데이"하고 웃는다.

동네 사람들과 직원들은 김씨가 지독하게 아끼면 아낄수록 더 칭찬한다. 그가 이렇게 모은 돈으로 매년 수천만원씩 기부하는 걸 알기 때문이다. 김씨는 2000년 1월부터 판매하는 기름 1L당 1원을 적립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하는 '착한가게' 주인이다.

그는 총 4개의 주유소를 갖고 있다. 주유소마다 잘 보이는 곳에 '어제의 모금액'을 붙여 놓는다. 그는 "하루 모이는 액수는 3만원 정도"라며 "매일 은행에 가서 공동모금회로 돈을 부친다"고 했다. "며칠 두면 이 돈도 꽤 커지거든요. 사람 욕심은 알 수 없는 겁니다. 바로바로 보내야 속도 편해집니다."

지난 10일 대구광역시 중구에 있는 분도주유소에서 김현철 대표가 주유를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2000년부터 1L당 1원을 모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하고 있다. 뒤쪽에 전날 모금한 금액이 표시된 안내판이 보인다./이재우 기자 jw-lee@chosun.com

김씨는 1960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6·25때 홀로 월남한 김씨 부친은 변변한 직업 하나 없었다. 가난했다. 그는 중학생 때부터 길거리에서 돈을 뺏고 다녔다. 소년원에 들어가게 돼 학교를 중퇴했다. 이후에도 도둑질을 계속해 교도소에만 4번 들락거렸다. 1983년 출소한 김씨는 동네 형들의 소개로 기름 배달을 시작했다. "18L짜리 말통(기름통)을 양손에 들고 배달을 다녔어요. 조금만 해도 허리가 끊어질 것 같고 손에 감각이 없어집니다. 쉽게 돈을 벌 수 있는데 내가 왜 이러나 싶고, 재미도 없고….그래서 '큰 거 한 건만 하자'고 마음먹고 경북 영주로 갔습니다."

김씨는 낮에 눈여겨본 집을 털기로 하고 밤 10시쯤 담벼락 위에 올라가 집 안을 살폈다. 창문으로 부부가 아이들을 안고 웃으며 얘기하는 모습이 보였다.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김씨는 "갑자기 고생하던 아버지, 가족 생각이 나서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고 했다.

그 길로 다시 대구로 가려고 영주역으로 갔다. 차비를 구걸하던 그에게 젊은 여성이 다가와 2만원을 건넸다. 김씨는 "세상에는 어려운 이들과 스스로 나누려 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그때 알았다"고 했다.

대구로 돌아온 김씨는 이를 악물고 기름통 배달을 했다. 다른 사람들이 하루 50~100통 배달을 할 때 200통을 날랐다. 김씨는 "계단에서 기름이 너무 무거워 얼굴이 땀과 눈물로 범벅이 될 때마다 '내 안의 더러운 걸 다 빼 버리자'고 생각했다"고 했다.

1989년 겨울, 김씨는 밥값을 아끼려고 대구역 앞에 있는 무료급식소로 갔다. 노숙자 몇 명이 기름이 바닥난 차디찬 난로 앞에 모여서 덜덜 떨고 있었다. 김씨는 배달하다 남은 기름을 무심코 난로에 넣었다. 불길이 확 솟았다. 김씨는 "태어나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그렇게 많이 들어본 적은 처음이었다"고 했다. 김씨 기부의 시작이었다.

김씨는 1991년 부인 김월순(43)씨와 결혼했다. 돈이 없어 신혼여행을 가지 못했다. 월세 6만원 하는 집에서 살면서도 노인정이나 무료 급식소에 조금씩 공짜기름을 댔다. 적은 돈이지만 동네 아이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쌀을 사서 이웃과 나눴다. "그때 '없는 사람들이 괜한 짓 한다'며 손가락질하는 사람도 있었지만…저는 괜찮았어요."

그는 1997년 기름 배달을 하며 모은 8000만원에 1억원을 대출받아 주유소를 열었다. 김씨는 "그때 '기적'이 일어났다"고 했다. 가게를 연 지 석 달 만에 2억원을 벌었다. 그가 기름 배달을 하며 신용을 쌓아둔 거래처 사람들과 그의 기부 사실을 알게 된 사람들이 김씨 주유소만 찾은 까닭이다. 김씨는 2000년과 2003년, 2006년 차례로 주유소를 더 냈다. 그는 "버는 돈이 늘어나면 기부 액수를 늘렸고, 그러면 다시 돈을 더 벌게 됐다"고 했다.

김씨 부부는 지난 2002년 결혼한 지 11년 만에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장애인 부부 8쌍과 함께였다. 그때 이후로 지금까지 그가 신혼여행을 보내준 장애인 부부가 총 64쌍이다. 1994년부터는 매년 5월 버스를 대절해 노인정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효도관광'을 선물하고 있다. 올해는 147명을 모시고 밀양으로 다녀왔다.

김씨는 기름 1L당 1원을 기부하는 것 외에 매년 겨울 대구·경북 지역에 있는 50여개 복지관에 기름 200L씩을 기부한다. 1년에 1700만~2000만원 정도 되는 양이다.

그는 올해 대학생이 됐다. 작년 검정고시에 합격한 뒤 올 3월 대구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했다. "무조건 돈만 모아서 기부하기보다 사회복지에 대해 체계적으로 배워서 제대로 돕고 싶다"는 게 이유였다. 1학기 성적은 23명 중 7등이었다.

김씨는 사과상자 크기만 한 박스를 꽉 채운 기부금 증서를 꺼내 보여줬다. 증서는 총 2000개가 넘는다고 했다. "사람들은 주로 두 가지를 묻습니다. '기부하는 돈이 아깝지 않으냐'와 '어떻게 하면 떼돈을 벌 수 있느냐'. 그 해답이 기부금 증서에 있어요. 기부금 증서가 늘 때마다 돈을 더 많이 벌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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