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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이야기)소원 적어 넣어봐...꿈통(꿈이 자라는 우체통)이 들어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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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09-12-31 00:00 조회5,27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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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양4사회복지관에 설치…
매달 한 번씩 뚜껑 열어… 지역사회 아이들 지원
"아랫집 친구에 자전거…" 남을 위한 소원도 많아

[조선일보]

 

23일 오후 서울 강서구 가양4종합사회복지관. 무릎까지 내려오는 검은색 파카를 입은 작은 소녀가 지하 1층 강당 출입문 틈을 빠끔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복지관 직원들은 황금빛 선물 꾸러미를 옮기느라 분주했다. 한 직원과 눈이 마주치자 소녀가 물었다. "꿈통 선물을 나눠주는 곳, 여기 맞죠?"

'꿈통'은 꿈이 자라는 우체통의 애칭이다. 복지관이 운영하는 희망의 우체통이다. 주민들이 크고 작은 꿈을 적어 넣으면, 매달 한 번씩 뚜껑을 열어 그중 몇 명의 간절한 소원을 들어준다.

검은색 파카를 입은 작은 소녀는 정주미(13·공진초교 6년)양이다. 정양은 "PMP(휴대용 멀티미디어 재생기)를 꼭 갖고 싶다"는 편지를 '꿈통'에 넣었다. 얼마 전 대원국제중에 합격한 정양은 "1시간쯤 걸릴 통학길에 PMP로 교육방송 EBS 강의를 듣고 싶다"고 했다.

"형편이 어려운 부모님께 값비싼 PMP를 사 달라는 말은 차마 못 꺼냈어요. 꿈통이라면… 혹시나 하는 마음에 편지를 썼는데, 정말 받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복지관의 김효선(28) 보육교사는 "게임기나 휴대폰을 사 달라는 소원은 (오락만 할까 봐) 고려 대상이 아니지만, 정양은 뜻이 반듯해서 특별히 들어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정양을 포함해 5명이 소원을 이뤘다. "엄마가 쓰던 낡고 오래된 가스레인지를 바꿔달라"는 문지수(10·탑산초 3년)양, "피아노를 잘 치고 싶은데 악보가 없다"는 김시나(6)양이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둔 이날 활짝 웃었다.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둔 23일 서울 강서구 가양4종합사회복지관에서 이날 선물을 받 은 정주미(오른쪽 앞)양과 다른 어린이들이‘꿈이 자라는 우체통’을 들고 밝게 웃고 있다. 아이들은 저마다“꿈통 덕분에 소원을 이룬 적이 있다”고 했다./채승우 기자 rainman@chosun.com
'꿈통'은 지난 2006년에 탄생했다. 주말이면 복지관을 찾아 아이들을 가르치던 연세대 박홍이(65·물리학과) 교수가 "매달 한 번씩 아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하며 시작됐다. 복지관은 곧바로 '꿈통 위원회'를 만들었다. 익명의 연예인 2명이 매달 50만원씩 후원금을 내며 동참했다.

그해 6월, 빨간색 뚜껑이 달린 우체통 3개가 복지관 1·2·3층 계단에 하나씩 놓였다. 놀이터 삼아, 친구를 만나러 복지관을 드나들던 동네 아이들이 하나 둘 편지를 넣기 시작했다. 처음 뚜껑을 연 날, 편지를 읽던 복지관 직원들은 웃음과 한숨을 번갈아 터뜨렸다.

"멋진 사슴벌레를 잡아달라"는 부탁은 수월한 축에 속했다. "진짜 공주님이 되고 싶어요" "하늘에서 행복이 쏟아졌으면 좋겠어요"처럼 난감한 소원도 많았다. 김유심(47) 복지관장은 "아이들의 꿈은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게 없다"며 "고민하고 발품을 팔다 보면 저만치 해결의 길이 보였다"고 말했다.

복지관은 '곤충 박사' 박모(12)군에게 사슴벌레 유충 두 마리와 곤충집, 톱밥과 먹이를 선물했다. 인터넷으로 찾은 '곤충 키우는 법'을 함께 건넸다. 공주님을 꿈꾸는 주모(7)양에겐 '1일 공주'를 선물했다. 복지관 직원들이 아동용품 상점과 문구점을 샅샅이 훑어 레이스가 예쁜 '공주님 드레스'와 유리 구두, 보석 왕관을 준비했다.

속상한 편지도 있었다. 김효선 교사는 3년 전 초등학교 2학년 김모(당시 9세)군의 사연을 또렷이 기억했다. '○○형이 자꾸 욕하고 괴롭혀. 속상해. 꿈통아, 형들 좀 혼내줘….' 김 교사는 김군을 조용히 불러 얘기를 들었다.

"내성적인 성격 탓에 친구를 제대로 사귀지 못했어요. 이유 없는 놀림도 자주 받았고요. 맞벌이 부모는 아이의 상태를 잘 몰랐죠. 전문 심리치료사의 상담을 주선했는데, 1년이 지난 뒤 아이가 완전히 달라졌지요."

"'꿈통'에 부탁하면 뭐든지 이뤄진다"는 소문이 퍼졌다. '어르신 소원도 들어달라'는 편지가 한두 통씩 보였다. 작년 6월 정모(67) 할아버지의 소원이 접수됐다. 뇌병변 장애로 혼자 거동할 수 없던 정 할아버지는 '고향에 꼭 한번 가고 싶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다. 그의 간절한 바람을 들은 복지관 유승호(28) 사회복지사가 대신 신청한 것이다.

복지관은 어린이들의 소원만 들어주던 관례를 깼다. 복지관 승합차를 타고 경기도 이천의 모친 산소에 도착한 정 할아버지는 하염없이 흐느꼈다. 유 복지사는 "가슴으로 우는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고 했다.

꿈통 덕분에 소원을 이룬 사람들은 지금까지 150여명에 달한다. 복지관 김선화(34) 재가복지과장은 "한 달 평균 20~30통이 들어오는데, 6~7건 정도 해결한다"고 했다. 김유심 관장은 "제대로 남을 돕는다는 게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이냐"며 "편지가 많으면 일거리가 많다는 얘긴데 왠지 마음이 흐뭇하다"고 했다. 그는 최근 '아랫집 사는 아들 친구에게 자전거를 사 달라'는 소원을 보낸 주부 얘기를 꺼냈다. 11세 아이가 유아용 자전거를 타는 게 안쓰러워 신청했다고 했다.

"자기 아이 챙기기도 바쁜 세상이라 남의 아이까지 생각한다는 게 참 어렵죠. 남에게 기쁨을 주려는 사연이 꿈통에 수북이 쌓이는 세상, 그런 세상이 조금씩 다가오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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