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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dmin 작성일10-05-06 00:00 조회5,67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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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희영칼럼]

청와대 주도 미소금융과 官 인증 사회적 기업이 빈곤층 돕기 오염시켜
재벌과 권력자는 뒤에서 후원해야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창업자 고 서성환 회장 가족이 50억원을 헌납한 시기는 2003년 6월이다. 아름다운재단은 이 귀한 돈으로 저소득층 여성 가장들에게 창업 자금을 대주기 시작했다.

많게는 4000만원씩 받아 식당, 택시회사, 재활용 가게로 홀로서기를 시도한 아줌마들의 '희망가게'는 모두 62곳이다. 실패한 곳도 있으나 8할은 영업 중이다. 대출금 상환율은 80%를 넘는다. 빈곤에 빠진 여성 가장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밝은 불빛이다.

7년 사이 고작 62곳이라니? 통 큰 대기업 경영인이나 정치인은 코웃음을 칠지 모른다. 그들 배짱에는 도무지 맞지 않는 실적이다.

잠시 둘러보면 희망가게만 그런 게 아니다. 조용한 봉사단체 '신나는 조합'이 빈곤층에 담보나 보증인을 요구하지 않는 소액 대출금(Micro-credit)을 내주기 시작한 지 10년이 흘렀다. 334개 공동체에 그동안 내준 금액은 30억원이 조금 넘는다. 똑같은 활동을 7년 동안 해온 사회연대은행도 130억원 안팎 대줬다.

사회연대은행, 아름다운재단, 신나는 조합의 성과가 시원치 않아 보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대출금을 펑펑 내주고 싶어도 자금난에 쪼들리거니와 돈이 있어도 동정심만으로 함부로 내줘서는 안 된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안다.

"기껏 가게를 오픈했다가 실패하고 나면 자활 의지가 완전히 꺾입니다. 다시 일으키려면 몇 배 더 힘이 들죠." 현장 활동가들의 증언이다. 그래서 발품을 팔아 가족과 인간관계를 세밀하게 파악하고 생활 태도까지 장기간에 걸쳐 살펴보곤 한다.

저소득층 상대로 소액 대출을 담당하는 풀뿌리 활동가들만큼 꼬방동네 사정을 잘 아는 직업인은 없다. 미용실, 이발소, 붕어빵 가게, 떡볶이집의 재료비나 골목별 매출을 훤하게 꿴다. "대출금을 상환받으려는 목적이 없지 않지만, 그보다는 그들이 생존해야만 푼돈이나마 도와준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사명감으로 일하는 빈민 운동가들 앞에 느닷없이 나타난 경쟁자가 미소금융이다. 권력층 주도로 만들어진 데다 설립 목적이 거룩해 시비를 걸 수조차 없다. 미소금융은 4개월여 동안 벌써 750여 영세상인에게 50억원 이상을 지원했다. 점포를 전국 관공서 건물에까지 수백 개 늘린다고 법석이다.

그러나 내로라하는 재벌, 대형 은행이 총출동해 25만명에게 2조원을 뿌리겠다는 물량 공세가 판을 온통 흔들어버렸다. 우선 대기업·은행이 미소금융에 몰두하느라 사회연대은행 등에 지원하던 기부금을 줄여버린 통에 더욱 쪼들리는 처지다.

게다가 무담보 대출을 갈망하던 계층 내부에서는 '정부 돈은 공짜 돈이므로 갖다 쓰고 보자'는 분위기마저 있다고 한다. 홀로서기를 도와주는 빈민 활동가들로서는 오염되고 혼탁해진 상황에 분통을 터뜨리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명백한 영업권 침해이고 상도의(商道義)에도 어긋나는 일입니다." 25년 동안 빈곤층에 나눔운동을 펼쳐온 한 신부(神父)는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정치가 손을 넣으면서 엉뚱한 쪽으로 변질된 운동은 미소금융에 머물지 않는다. '사회적 기업'이나 '착한 기업' 창업은 좋은 일을 하면서 적당히 이익을 내자는 취지로 세계적인 붐을 이루고 있다. 이윤 극대화, 주주 이익 지상주의에 몰두해온 흐름에 반발, 공동체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오순도순 나눠 먹자는 경영철학은 사회적 기업 붐에 엔진을 달아주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는 사회적 기업이 자연발생적으로 등장하건만 유독 한국에서는 정부 인증을 받도록 되어 있다. 노동부의 전담 과장 이하 15명이나 되는 공무원이 작년에 1884억원, 올해 1487억원씩 예산을 써가며 관 주도로 육성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공약에 착한 기업 설립 목표를 내거는 유일한 나라는 한국뿐이다.

서울시장은 사회적 기업을 통해 일자리 100만개를 쏟아내겠다고 했고, 부산시장도 7만9800개 직장을 약속했다. 그러다 보니 한국형 착한 기업은 대부분 정부 보조금으로 지탱되고 허드레 공공근로 사업으로 수입을 메운다.

권력자와 재벌이 빈곤층, 영세상인을 돕겠다는데 누가 반대하랴. 하지만 돈과 권력을 가진 자가 나눔 마케팅에 직접 뛰어들 때는 여러 해 밑바닥을 훑어온 활동가들보다 잘할 수 있는지 먼저 따져봐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뒤에서 후원금을 대주며 격려하는 선에 머물러야 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4/16/201004160231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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