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특별기획/사각지대에 놓인 노인 환자]요양원에 부모 맡긴 후, 잘 부탁해요, 하곤 아예 연락 끊기도 (10.9.30) > 복지관련자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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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특별기획/사각지대에 놓인 노인 환자]요양원에 부모 맡긴 후, 잘 부탁해요, 하곤 아예 연락 끊기도 (1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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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0-09-30 00:00 조회4,54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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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지대에 놓인 노인 환자] [2] 요양 시설에 버려지는 노인 환자들


노인이 사망해도 가족과 연락 안돼 장례 못치러


"버려진 노인환자들을 정부가 적극 지원하는 시스템 구축 필요"


 

최인순(가명·80) 할머니는 2년 전 막내아들 손에 이끌려 경기도 포천 A요양원에 들어갔다. 중풍을 앓는 최 할머니는 혼자서는 식사를 하지 못하고 대·소변도 못 가리는 중증 환자다. 막내아들은 작년 7월 요양원에 전화해 "곧 어머니 뵈러 갑니다. 잘 부탁해요"라고 말한 뒤 연락이 끊겼다. 월 50만원인 요양원 이용료도 1년 넘게 입금되지 않고 있다. 요양원 운영자는 "우리야 밥상에 밥숟가락 하나 더 놓으면 되지만, 어르신이 아들을 너무 그리워해 안타깝다"고 했다. 할머니는 오히려 "내가 돈을 벌지 못해 아들에게 돈을 보낼 수 없으니 걱정"이라며 밥을 넘기지 못했다.

 

◆부모 맡기고 연락 끊는 자식도

지난 14일 오후 전남의 B노인요양원에는 이순자(가명·87) 할머니가 병실 침대에서 눈을 감은 채 온종일 누워 있었다. 이 할머니는 올해 초 가족들과 함께 입소했지만, 그 뒤 가족들의 발길이 뜸해졌다. 장기요양보험 1급인 할머니는 치매와 노환으로 혼자 움직이지 못한다. 가끔 할머니는 "전 재산을 큰아들에게 물려줬는데 아들이 다 탕진했어"라고 중얼거렸다. 요양보호사는 "치매에 걸리신 할머니 말을 다 믿을 수는 없지만, 가족들이 안 오는 걸 보면 뭔가 문제가 있는 가정인 듯하다"고 말했다.

 

 

4일 전남의 한 노인요양원에서 휠체어를 탄 노인들이 요양사로 보이는 여성과 함께 마당에 나와 바람을 쐬고 있다. /김영근 기자

 

전북 C요양원 관계자는 "노인이 사망했는데도 보호자와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어 발을 동동 구르곤 한다"며 "규정상 보호자 없이는 요양원에서 장례를 치를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요양원은 작년 여름에 가족에게 버림받은 치매 할머니가 세상을 뜨는 바람에 장례 문제로 쩔쩔맸다. 입소 때 보호자는 "내게는 고모뻘 되는 분인데, 자식이 없어 아무도 돌볼 사람이 없다"는 말만 남기고 갔다고 한다. 월 40만원인 생활비는 첫 달부터 들어오지 않았다. 간병인으로 일하는 신현자(가명·53)씨는 "한 번은 장례를 치르려고 경찰을 통해 보호자를 찾은 적도 있다. 다들 사정이 있겠지만, 마지막 가시는 길은 고이 보내 드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씁쓸해했다.

사설 요양원에서 간병인으로 일했던 최모(50)씨도 "1년에 한 번꼴로 찾아와 연말정산하듯 돈만 내고 가는 보호자들도 많다"며 "어르신 얼굴도 제대로 안 보면서 이용료 깎아 달라고 사정하는 자식도 있었다"고 말했다.

올 6월 보건복지부가 전국 노인 674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3.8%의 노인이 가족에게 학대를 당했다고 응답했고, 그중 3%는 "자식에게 버려졌다"고 답했다. 학대한 가족의 50.6%가 자녀였다. 요양원 관계자들은 "병든 부모를 버리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문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 1인당 연평균 진료비는 255만2000원이었다.

 

◆보호자 찾아오지 않아 우울증

요양시설에 입소한 노인이 나이가 많을수록 자식들이 면회가는 빈도는 더 낮다. 경기도 양평의 한 요양원 관계자는 "80~90세의 노인들은 자녀도 60~70대인 경우가 많다"며 "이런 자녀는 자신도 움직이기 어렵기 때문에 자주 찾기 어려우신 듯하다"고 말했다.

서울 중랑구의 한 요양원 관계자도 "가족 중 환자를 돌볼 사람이 없거나, 돌볼 여력이 없는 이들이 노인을 시설에 맡기지 않겠느냐"며 "이러다 보니 보호자와 연락이 끊기는 경우도 있고 연락이 된다 해도 1년에 한두 번 겨우 찾아오는 보호자도 적지 않다"고 했다.

경기도에서 요양원을 운영하는 김정훈(가명·56)씨는 "버려진 노인 환자들은 결국 시설 운영자가 손해를 보더라도 감싸 안는 수밖에 없다"며 "이런 노인분들에 대해서는 정부가 지원해서 인간답게 생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도봉구의 한 요양원에서 간병 봉사활동을 하는 김모(46)씨는 "가족들이 자주 찾지 못하는 노인 환자들은 그리움과 외로움에 더욱 시달린다"고 했다.

외로움은 우울증을 낳고 우울증은 자살을 부른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08년 노인들의 우울증 경험 비율은 27.1%였고, 이 중 홀몸 노인은 41.7%에 이르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한 80대 이상 노인은 1000명이 넘었다.

심현보 북부노인병원 정신과 과장은 "치매나 중풍 등 병세를 비관하다 우울증이 되기도 하고, 병으로 뇌의 특정 부분이 손상돼 우울증이 올 수 있다"며 "노인 자살자들의 85%가량은 우울증을 같이 앓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혜운 기자

송원형 기자

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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