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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상]기부王의 기부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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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2-05-15 00:00 조회200,65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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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진 수석논설위원 tjoh@chosun.com

 

 

평양 출신 강태원은 6·25 후 서울 동대문 포목상과 시내버스 운수업으로 큰돈을 벌었다. 그러나 오남매는 아버지가 부자인 줄 모르고 자랐다. 강태원은 한겨울 한밤중에만 잠깐 보일러를 돌려 온 식구가 외투를 입고 자야 했다. 하수구에 5원 동전이 빠지자 토관을 들어내고 맨홀까지 들어가 30분 넘게 뒤졌다. 막내딸이 사과가 먹고 싶다고 하자 퇴근길에 사과 한 개를 사 들고 왔다. 그러면서도 버스 안내양들에겐 기숙사와 복지관을 지어주고 학원비 대주며 공부를 시켰다.

▶강태원은 세밑이면 자선냄비에 1000만원짜리 수표를 넣곤 했다. 음성 꽃동네에선 점심 한 끼를 얻어먹고 쌀 100가마를 부려놓았다. 2002년 꽃동네에 100억원대 부동산을 기증한 것이 처음 얼굴을 내민 선행이었다. 그는 말년을 제주도에서 보냈다. 지병을 다스릴 겸 자식들과 떨어져 지내기 위해서였다. 일생의 결심을 앞두고 자식 얼굴을 보면 마음이 흔들릴까 두려웠다. 그는 2003년 300억원 가까운 전 재산을 이웃 돕기에 맡기고 세상을 떴다.

▶부판은 짐 지기 좋아하는 상상 속 곤충이다. 길에서 물건을 만날 때마다 등에 짊어진다. 갈수록 무거워져 견디기 어려워도 힘이 다할 때까지 지고 가다 결국 죽는다. 당(唐) 시인 유종원은 '부판전(傳)'에서 "사람들은 이미 재물 쌓아놓은 것은 잊은 채 더 쌓지 못한 것만 조바심한다"고 했다. "덩치 큰 사람이 작은 벌레나 다름없으니 슬프다"고 했다. 강태원은 지고 온 재산을 제때 미련없이 슬기롭게 내려놓았다.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것은 아편을 건네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다.

▶삼영그룹 창업주 이종환은 점심에 짜장면을 즐겨 먹어 '짜장면 회장'으로 불린다. 어쩌다 먹는 특식이 삼계탕이다. 해외여행 때도 평생 이코노미석을 탔다. 직원들에겐 지금도 이면지를 쓰라고 채근한다. 그는 "격렬한 경쟁시대에 돈을 버는 데 거칠 수밖에 없었다"고 돌아본다. "똥돼지 같이 돈을 벌었다"고 말한 적도 있다. 그는 "내 인생에도 선악의 양면이 있겠지만 남은 생은 선으로 악을 씻으며 살겠다"고 했다.

▶그는 10년 전부터 차근차근 짐을 내려놓고 있다. 2002년 3000억원으로 장학재단을 세워 지금까지 재산의 90%가 넘는 8000억원을 출연했다. 장학생 4640명에게 838억원을 대줬다. 그가 그제 구순 잔칫날에 서울대 도서관 신축비로 600억원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나는 법대·의대보다 나라 먹여 살릴 기초과학 인재들을 뒷바라지한다"고 했다. "(장학재단 안 세우고) 더 벌어봤자 재벌밖에 더 됐겠느냐"고도 했다. 그의 기부 철학이 명쾌하고 통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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