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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만 돕는 아버지 싫었지만 쪽방촌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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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2-12-10 00:00 조회25,24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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代이어 서울역 노숙인 쉼터·교회 운영… 열매나눔재단 김범석 사무총장
"父親께 물려받은 건 가난·쪽방촌 사역뿐이지만 큰일 이루는 씨앗이라 여겨
밥만으론 안돼, 일자리 줘야 희망을 가질 수 있어요"

열매나눔재단이 있는 서울 명동에서 만난 김범석 목사. 그의 아버지 김흥용 목사는‘쪽방동네 거지왕초’로 널리 알려진 서울역 뒤 쪽방촌‘대부’다. /이태훈 기자
아버지는 평생 남 돕는 일을 했다. 가족은 늘 뒷전이었다. 그런 아버지가 퇴직금까지 털어 서울역 뒤 쪽방촌에 노숙인 쉼터 겸 교회 '나사로의 집'을 만드는 걸 보며, 아들은 '절대 아버지처럼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그 아들은 결국 쪽방촌 동역자가 됐고, 지금은 탈북자, 장애인, 아프리카·동남아의 가난한 이들까지 돕게 됐다. 열매나눔재단 사무총장 김범석(43) 목사 이야기다.

김 목사는 1996년 말 '쪽방동네 거지왕초'로 유명한 아버지 김흥용(73) 목사가 30년 직장 퇴직금 3000만원으로 용산 쪽방촌에 목욕탕 겸 쉼터인 나사로의 집을 만들 때부터 함께했다. 건물 옥상에 비닐하우스로 교회도 지었다.

어려운 가정 형편에도 신학자가 되고 싶어 대학을 다녔는데, 1997년 초 형의 사업이 부도가 나며 유학의 꿈도 접어야 했다. 낮에는 과일장사를 하고, 밤에는 아버지를 돕는 생활이 이어졌다. "신학자의 길을 포기할 때, 열등감, 패배감도 심했어요. 하지만 '쪽방촌 노숙자 분들에게는 설교할 수 있다'며 마음을 다잡았죠."

쪽방촌 일은 쉽지 않았다. 아무리 씻고 닦아도 몸에는 퀴퀴한 냄새가 뱄다. 만취해 행패 부리는 사람 만나긴 일상 다반사. 동네 파출소에선 술 취한 쪽방촌 주민 신고가 들어오면 으레 나사로의 집 앞에 실어다 놓고 가곤 했다.

"전엔 가난은 '성냥팔이 소녀' 같은 동화 속 얘기로 여겼던 것 같아요. 하지만 현장은 전혀 달랐죠. 혼자 죽은 뒤 썩는 냄새 때문에 발견된 시체를 수습할 때면, 거기에 인간의 존엄성 같은 건 없는 것 같았어요." 아프다는 사람은 병원에 데려가 치료받게 했다. 더러운 사람은 씻겼고, 배고프다는 노숙자에겐 먹을 걸 줬다. 아버지와 아들이 중구와 용산구 쪽을 분담해 쪽방촌 상담소장으로 동역했다.

2002년엔 당시 '건물 없는 교회'로 유명했던 '높은뜻숭의교회' 교인들이 쪽방촌에 자원봉사를 오며 인연을 맺었고, 2003년엔 이 교회 사회선교 담당 전도사로 '스카우트'됐다. 교회의 사회봉사 사역과 쪽방촌 사역을 함께 돌보는 '양다리' 생활이 시작됐다. "예전엔 밥 퍼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했지만, 복지가 발달하면서 자활이 중요해졌어요. '일자리를 줘야 한다, 그래야 희망을 갖는다'고 생각했죠."

노숙인 직업교육과 창업 지원을 시작했다. 분식점 대리점, 차 흠집 수리점을 세워 노숙인 출신 사장을 배출했다. 2004년에는 중구 자활후견기관 사업을 따내 쪽방촌 자활사업을 전문적으로 진행하기 시작했다.

쪽방촌 주민 50여명이 그렇게 자활하는 걸 보며 교회도 김 목사의 노력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2007년엔 열매나눔재단이 만들어졌다. 탈북자 자립을 위한 공장 5개를 세웠고, 베트남과 말라위 등 제3세계에서 '빵을 나눠주는 게 아니라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구호개발사업도 진행 중이다. '쪽방촌의 대부(代父)'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가난과 쪽방촌 사역이 오늘의 그를 만든 것이다.

김 목사는 얼마 전 쪽방촌 생활 15년 경험을 담은 책 '역전 - 좁은 길에서 만난 하나님'(두란노)을 펴냈다. 책 제목 '역전'은 쪽방촌 자활사업이 시작된 서울 '역전(驛前)'이기도 하고, 인생의 '역전(逆轉)'이기도 하다.

김 목사는 "친절과 도움이 '독(毒)'이 되지 않도록, 어디서 어떤 사역을 하든 자립과 자활이 최우선"이라고 했다. "제가 '스펙'도 없고 물려받은 재산도 없지만, '가난'은 잘 알거든요. '어떻게 하면 가난한 이들이 쪽방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도움받고 사는 데 익숙해진 아프리카 빈민들이 자립할 수 있을까' 늘 아이디어가 넘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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