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에게 놀림받던 10대 男 노숙자 아들 소리 듣기 싫어 3년 뒤 > 복지관련자료실

본문 바로가기

자료센터

복지관련자료실

HOME  자료센터  복지관련자료실

친구들에게 놀림받던 10대 男 노숙자 아들 소리 듣기 싫어 3년 뒤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3-03-05 00:00 조회31,926회 댓글0건

본문

 

노숙자 아들이라 따돌림당했던 임세진군, 대학에 합격
"너도 네 아빠처럼 노숙자…" 2년전 동네 형의 놀림에 주먹다짐 후 집 안에 틀어박혀
"너는 누구보다 소중한 사람" 사회복지사들 10여차례 설득 "나도 할 수 있다" 쪽방촌 나와
무료 야학 등 다니며 공부 몰두, 작년 고입·대입 검정고시 합격, 올해 대학 경찰경호학과에 입학

"너도 너희 아빠처럼 노숙자 되겠다."

2년 전 동네 형의 놀림을 듣고 주먹다짐을 하던 날, 임세진(18)군은 마음의 문을 더 굳게 닫았다. 당시 남대문 근처 쪽방에 사는 임군은 학교에도 나가지 않았고, 온종일 집에서 TV만 보고 있었다. 해가 중천에 떠야 일어나는 생활이 반복됐다. 방은 두 사람이 밥상을 마주하면 꽉 차는 크기였다.

임군의 아버지는 알코올중독자였다. 늘 술에 취해 어머니를 때렸다. 어머니는 폭력에 못 견뎌 임군이 5세 때 두 살 위 누나를 데리고 집을 나갔다. 형편이 어려웠던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딸만 데려갈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는 결국 병이 나 2009년 요양병원에 들어갔다.

할머니(73)가 받는 정부 보조금 58만원이 '쪽방 가족' 임군네 수입의 전부였다.

임군의 사정을 아는 친구들은 "세진이네 아빠는 노숙자고 엄마는 집 나갔다"는 소문을 냈다. 임군을 놀리고 때리던 학교 친구들은 시험지에서 임군 이름을 지우는 장난마저 쳤다. "너희 아빠 알코올중독에 노숙자라며" 하는 같은 반 친구의 말에 주먹을 휘두른 2008년 중학교 1학년 여름날, 담임선생님은 임군에게만 매를 들었다. 임군은 그 일로 학교를 그만뒀다. "이 시간에 여기서 뭐하냐" "그 아비에 그 아들이지" 하고 수군거리는 소리가 싫어 사람도 대하지 않았다. 임군은 은둔형 외톨이처럼 변해 갔다. 임군은 "밖에만 나가면 사람들이 나에게 노숙자 아들이라고 손가락질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그로부터 3년이 흐른 올해 3월 4일 임군은 강원도의 한 대학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했다. 그는 "너무 오랜만에 학교에 오니 걱정된다"면서도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쪽방촌 소년' 임세진( 가운데)군이 4일 세경대 오리엔테이션에서 같은 과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임세진군 제공
남대문지역상담센터 박한우(65) 간호사와 사회복지사들이 세진이네 집을 찾은 것은 2011년 6월이었다. 임군이 3년째 집에 틀어박혀 있을 때였다. 눈을 피하던 임군은 "앞으로 뭐가 되고 싶니"란 질문에 머뭇거리며 "PC방 알바"라고 답했다. 상담센터 전익형 실장과 직원들은 "네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얼마나 많은 일을 할 수 있는지 알아야 한다"며 10여 차례 임군을 설득했다. 결국 2011년 12월, 임군은 집을 나와 상담센터로 갔다.

이후 임군의 하루는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마포구 합정동의 대학생 무료 야학에서 국어·영어·수학 수업을 들었다. 영어를 ABC부터 시작하는 수준이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상담센터에서 예습·복습을 했다. 사회복지사들이 공부를 도와줬고, 임군의 점심·저녁을 책임졌다. 공부 시작한 지 6개월 만인 지난해 5월 16일 임군은 고입 검정고시 합격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합격한 그날 아버지가 병원에서 돌아가셨다는 소식과 함께 차량 637대분의 세금을 물라는 고지서를 받았다. 아버지가 노숙을 할 때 낯선 사람에게 인감증명을 떼어주고 명의 도용 사기에 휘말린 탓이었다. 다행히 상담센터와 인연이 닿은 변호사가 백방으로 뛰어 임군이 빚을 떠안지 않도록 '한정승인' 신청 절차를 밟아줬다. 임군은 계속 공부에 집중했고, 지난해 8월엔 대입 검정고시도 패스했다.

그는 올해 강원도 영월 세경대 경찰경호학과에 지원해 당당히 합격증을 받아 대학생이 됐다. 초고속으로 고입·대입 검정고시를 치른 임군은 또래보다 오히려 1년 일찍 대학에 들어갔다. 임군이 다니는 녹번동 염광교회, 롯데장학재단, 상담센터에서 이야기를 들은 독지가가 학자금을 대줬다.

임군은 4일 학교 오리엔테이션에서 새로 사귄 친구들과 캠퍼스를 돌아다니며 매 순간을 카메라에 담았다. 임군은 "다시 학교에 돌아온 특별한 날이잖아요"라고 했다.

"자포자기한 채 쪽방 안에 숨어 있던 저 같은 아이들에게 말하고 싶어요. '안 해봐서 모르는 거다, 누구나 할 수 있다'고요. 어려운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경찰관이 되고 싶어요." 마침내 쪽방을 떠난 쪽방촌 소년이 말했다.

 


해피로그  ㆍ   이용약관  ㆍ   개인정보취급방침  ㆍ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ㆍ   후원FAQ  ㆍ   후원문의  ㆍ   사이트맵
주소 : (21006)인천광역시 계양구 황어로 134번길 28 (장기동 152-5)   고유번호 : 107-82-63302   이사장 : 이선구
전화 : 1600-4022 (02-780-5332~3)   팩스 : 02-780-5336   E-mail : loverice5333@naver.com
Copyright ⓒ 2017 사랑의쌀나눔운동본부. All Rights reserved. supported by 푸른아이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