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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는 원 1만원 이하 소액 기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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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3-12-31 00:00 조회20,90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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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방촌 무료진료 '영등포 요셉의원' 지키는 후원자 6000명]

이들이 모은 작은 정성으로 연간 2만명에 무료진료 혜택
영수증 요청한 기부자에게 연말정산 때문이냐고 묻자 "나 죽은뒤 손자들 보여줄것"

지난해 12월 6일 김모(67)씨가 서울 영등포역 앞 쪽방촌에 있는 요셉의원을 찾았다. 김씨는 지갑에서 50만원이 든 봉투를 꺼냈다. "후원금인데 영수증을 좀 떼주세요." 요셉의원 자원봉사자 윤희문(77)씨가 "연말정산 때 필요하시죠?"라고 묻자 김씨는 다른 답을 했다. "아니에요. 내가 죽으면 손자들한테 영수증을 물려주려고 모으고 있어요. 할머니가 어떻게 살다 갔는지 알려주고 싶어서…. 그 애들도 같은 마음으로 살았으면 해요." 여러 곳에 기부를 해온 김씨는 이후 매달 후원금을 들고 요셉의원을 찾고 있다.

14년째 후원 접수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윤씨 사무실 책장엔 30권이 넘는 후원자 명부가 빼곡하다. 1987년부터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무료 진료를 해온 요셉의원은 많이 알려졌지만 6000명이 넘는 후원자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일일이 손으로 적은 후원자 명부의 기부 내역엔 돈의 액수만큼이나 많은 사연도 담겨 있다. 윤씨는 매달 55만3250원의 똑같은 금액이 적힌 후원 내역을 가리키며 "연금으로 받은 돈을 그대로 갖다 주시는 분인데 명부에 적을 때마다 마음이 따뜻해진다"고 했다.


	요셉의원 자원봉사자들이 지난 26년간의 후원 내역이 적힌 후원자 명부를 살펴보고 있다.
요셉의원 자원봉사자들이 지난 26년간의 후원 내역이 적힌 후원자 명부를 살펴보고 있다. 가운데 앉아 있는 두 사람은 요셉의원 이문주(오른쪽) 원장과 14년간 후원자 접수 업무를 맡고 있는 윤희문(왼쪽)씨다. /이진한 기자
경기도 수원에 사는 후원자는 2008년 6월 자신뿐 아니라 아들과 딸, 사위 등 7명을 후원자로 등록했다. 이 할아버지는 이후 수시로 요셉의원을 찾아 아들딸이 후원금을 제때 냈는지 확인한다. 후원금을 내지 않았으면 그 자리에서 자식에게 전화를 건다. 윤씨는 "할아버지가 병원 여기저기를 둘러보고 가신다"며 "후원금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확인하시는 거라 오시는 날엔 괜히 긴장이 된다"며 웃었다.

결혼이나 생일을 기념해 쌀이나 떡을 보내오는 사람도 많다. 김현욱·한주연 부부는 작년 6월 결혼식 때 축의금으로 받은 축하미(米) 290㎏을 요셉의원에 기탁했다. 정명원씨는 아이의 네 번째 생일이었던 지난 4월 11일 포장한 떡 250개를 보냈다. 아이의 두 돌 때부터 떡을 보내온 정씨는 아이가 스무 살 성인이 될 때까지 계속 떡을 보내겠다고 약속했다. "아이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뜻에서다. 칠순 잔치에 쓸 돈을 자식들한테 달라고 해서 1000만원을 기부하고 간 할머니도 있었다.

요셉의원의 도움을 받던 환자가 후원자가 된 사례도 있다. 조선소에서 일하다 척추를 다친 뒤 생계가 막막해져 영등포 쪽방촌까지 흘러온 김모(49)씨는 요셉의원에서 꾸준히 치료를 받아 건강을 회복했다. 올해 초 다시 조선소에 취업한 김씨는 첫 월급을 들고 요셉의원을 찾았다. 김씨는 "고마움을 잊지 않고 앞으로 조금씩이라도 계속 후원금을 내며 살겠다"고 말했다.


	요셉의원 후원자 명부.
요셉의원 후원자 명부. 후원자 한 사람마다 따로 페이지를 만들어 후원 시기와 액수를 꼼꼼히 기록한다. 후원자가 6000명을 돌파했고, 명부는 30권이 넘었다. /이진한 기자
요셉의원 후원금의 80% 이상은 1만원 이하 소액이다. 하지만 이 돈이 모여 연간 2만명 넘는 사람들이 무료로 진료를 받는다. 윤씨는 "작은 사랑이 모여 큰일을 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청년창업센터 회원들은 은행 예금에서 받는 이자를 기부한다. 각자의 예금이 많지 않다 보니 회원 1명이 6원을 기부한 적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조금씩 모인 돈이 작년 8월부터 지금까지 487만203원이나 된다. 수시로 조금씩 기부하는 사람도 많다. 윤씨는 "한 달에 평균 두세 번, 많게는 일곱 번까지 후원금을 보내는 분이 있다"며 "궁금해서 전화를 해보니 '살림하다 남은 돈을 그때그때 내고 있는데 후원금을 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고 미루면 기회를 놓칠 수도 있어서'라고 답하더라"고 전했다.

윤씨는 후원자 전화를 놓칠까 봐 좀처럼 자리를 뜨지 않는다. 그는 "세상이 삭막하기만 하다는데 그래도 후원 전화가 오는 게 정말 신기하지 않으냐"며 "나는 매일 작은 기적 속에서 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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